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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최종계약 땐 2036년 가동목표 공사
프 경쟁사 건설비 절반 밑돌아…현지 언론 “덤핑”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에 100메가와트(MW)급 대형 원전을 짓는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대통령실은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원전 수주 조건으로 ‘덤핑’(생산가보다 낮은 가격) 수준의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현지 건설 인력 우선 채용 및 금융지원을 약속해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코 정부는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200메가와트급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는 “한수원 의 입찰 조건이 모든 기준에서 프랑스전력공사(EDF)보다 더 좋다”며 “2기 건설 예상 사업비는 약 4000억 코루나(약 24조원)이며, 한수원과 최종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체코 원전 건설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이 전해지자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며 “팀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성태윤 정책실장이 전했다.

체코 환경부는 2033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하기 위해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체코 두코바니와 텔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급 대형 원전 각각 2기(총 4기) 건설하는 사업이 확정됐는데, 텔믈린 지역 발주사는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두코바니 건설의 경우 협상을 거쳐 내년 3월께 최종 계약을 한 뒤 2036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체코 원전 건설에는 한전기술(설계)과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케이피에스(시운전, 정비) 등이 함께 참여한다. 체코 현지 언론들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가 프랑스보다 낮고, 정해진 예산 내 적기 시공을 약속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이 원전을 짓는 데 사용하는 1킬로와트(kWe)당 건설비는 3400달러로 프랑스의 건설비 7500달러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수출입은행을 통한 원전 건설 금융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 ‘이코미키데니크’는 한수원이 프랑스와의 수주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거의 덤핑 가격(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고 “건설 작업에 체코와 유럽 노동자들을 우선 참여”시키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수원이 이번 원전 건설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계약까지 건설 비용 및 인력 등 세부조건을 조율해야 할 중요한 절차가 남아 있다. 최종 계약 기한으로 정해진 내년 3월까지 양국 간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사업권이 프랑스전력공사에 넘어갈 수도 있다. 일각에선 원전 수주에 경제적 이득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표면상으로 원전 4기 공사비가 30조원이라고 해도 현지에서 나갈 인건비와 현지 기업 지분참여 비용 등을 빼면 우리 쪽으로 돌아올 공사비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한국이 금융지원 같은 물밑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과 10년 넘게 이어질 장기 건설사업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실제 이익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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