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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까지 레지던트 사직자 1,302명
17일 하반기 수련의 모집 인원 확정
병원들, PA간호사·일반의 채용 확대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이 끝내 병원에 돌아오지 않자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사직 수리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 요청대로 17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확정하려면 사직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어서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없는 의료체계를 준비하며 구조 개편과 인력 활용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1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각 수련병원은 이날까지 전공의 사직 처리를 마무리 짓고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9월 전공의 충원 신청을 해야 한다. 병원마다 채용 규모가 정해지면 예정대로 22일부터 전공의 추가 모집이 시작된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가 병원을 옮겨 수련을 이어가도록 하반기 수련 재응시 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211개 전체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1만506명) 출근자는 1,047명(10%)으로 사직 처리 마감일인 15일 대비 변동이 없지만, 사직자는 1,302명(12.4%)으로 하루 만에 1,216명 증가했다. 5대 상급종합병원(빅5 병원)에서만 레지던트 1,922명 중 최소 732명이 병원을 떠나 사직률이 38.1%에 달했다. 사직자 집계에는 전공의 현황을 제출하지 않은 서울대병원이 제외됐다. 이 병원은 전날 무응답 전공의들에게 ‘사직에 관한 합의서’를 보내며 오후 6시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체 수련병원의 사직 및 복귀 인원은 18일이 돼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전공의 대다수는 여전히 사직 의사도 복귀 의사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빅5 병원은 무응답 전공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전날 전공의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밤 12시까지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7일 오전 사직 처리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직서 수리 날짜는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일로 제시한 7월 15일로 알렸다.

빅5 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8개 수련병원을 산하에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전공의 9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의료원 관계자는 “최종 확인을 위해 다시 한번 공지를 보냈지만 이번에도 답장은 거의 오지 않았다”며 “무응답 시 사직 의사로 간주한다고 사전 안내했던 대로 사직 처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지방 사립의대 소속 한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에게 ‘7월 15일 자로 사직 처리됐다’고 이미 통보까지 마쳤다. 병원 관계자는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 결원 규모가 확정되지 않으면 전공의 추가 모집이 불가하기 때문에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사직 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단체는 이런 움직임에 반발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불합리한 정책과 위헌적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병원장들이 거대 권력에 굴복했다"며 "전공의를 병원 소모품으로 치부하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는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퇴직금 지급을 지연하고 다른 기관 취업을 방해했다며 비대위 차원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없는 진료 환경을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이고 새판 짜기를 준비하고 있다. 병원마다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이미 일부 진료과목에선 전공의에 의존하지 않고도 환자 진료, 처치, 수술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정착돼 가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9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을 중증희소질환 진료 중심, 전문의 중심으로 구조 전환을 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 병원들도 체질 개선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진료지원(PA) 간호사 채용을 확대하고 일반의와 입원 전담 전문의를 뽑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안들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PA간호사 합법화도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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