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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다른 두 공기 손뼉 치듯 부딪혀
예측 어려운 중규모 저기압 등 원인
거센 폭우가 내린 17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서울시설공단 관계자가 산책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고 경기 북부에는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시간에 최대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17일 오후 대부분 지역에서 호우특보가 해제되며 일부 소강상태지만, 17일 밤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부와 남부 북부 지역에 다시금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우는 정체전선 상에서 형성된 중규모 저기압들이 비구름을 몰고와 ‘쌍끌이’를 한 데다 압축적으로 좁고 길게 형성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번 수도권 호우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강하게 부딪혀 폭은 좁고 동서로 길이가 긴 비구름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장마가 중·후반으로 접어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체계적으로 자리 잡고 올라와 고온다습한 공기의 유입도 굉장히 강해진다”며 “특히 우리나라 서쪽에 저기압이 있으면 그 저기압 동쪽 하단부에서 불어 들고 있는 남풍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굉장히 체계적으로 잘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되고,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두 공기가 양쪽에서 박수를 치듯 세게 부딪혀 비구름대가 강하게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전역에 호우 경보가 발효된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산교 아래 불광천과 홍제천 산책로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좁은 띠 형태의 비구름대가 형성되면 집중도가 커져 국지성 폭우가 나타나게 된다. 장은철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올해 같은 경우 이런 강수를 만들 수 있는 구조의 강한 저기압들이 유난히 우리나라를 직접 관통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올 여름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바가지 퍼붓듯 쏟아지는데, 가까운 다른 지역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 일이 잦았던 까닭은 이 때문이다.

정체전선 상에서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하며 비의 양도 많았다. 중규모 저기압 발생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아지면서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강남영 경북대 교수(지리학)는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대기 중 수증기가 많아졌다”며 “다량의 수증기는 일차적으로 강수량 자체를 많아지게 하지만 대기 자체를 불안정하게 하고, 대류 활동이 활발한 상태에서는 작은 규모의 저기압들이 발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중규모 저기압은 수치예보모델도 맞추기 어려운 돌발성 호우를 일으킨다.

18~19일 강수 모식도. 초록색 부분이 강수 영역. 기상청 제공

경기 파주 등지에서 시간당 100㎜, 15일 오후부터 17일 낮까지 누적 강수량 300㎜ 이상, 그 외 수도권 지역에서도 시간당 30~60㎜ 이상 비가 와 2022년 8월8일 당시 ‘극한호우’를 떠올리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 교수는 “(당시에도) 우리나라 주위에서 넘어오는 수증기의 양이 매우 많았다”고 설명한다. 다만 그때는 장마가 끝나고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한여름철로, 정체전선처럼 큰 규모상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아닌 국지적인 불안정 요소로 인해 형성된 강수로 이번 폭우와는 양상이 다르다.

한편 기상청은 오늘 밤부터 시작해 18, 19일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밤부터 18일 오전까지는 수도권과 충북 북부에서 시간당 30~60㎜, 최대 시간당 70㎜의 비가 예상된다. 정체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감에 따라 18일 오후부터 19일 오전 사이에는 중부 지역과 남부 지역까지 넓은 지역에 걸쳐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에도 시간당 30∼60㎜, 최대 시간당 70㎜의 호우가 예상된다.

19일까지 서울·인천·경기, 서해5도, 대전·세종·충남, 충북에는 80∼150㎜ 비가 추가로 내리고 수도권과 충청에서 많이 내리는 곳은 200㎜ 이상 올 수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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