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0년 노동 변호사’ 출신 김선수 대법관
퇴임 기념 헌정식서 재임 6년 소회

“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기 위해선
인구의 다수 차지하는 노동자가 행복해야
사회의 포용력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사법권 부여받은 법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
김선수 대법관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3층에서 열린 퇴임 기념 헌정식 중 재임 6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제공


임기 6년을 마치고 다음 달 1일 퇴임하는 김선수 대법관이 “저의 모든 재판, 특히 노동사건 재판에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법리를 기본바탕으로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에 기여하는 판결을 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대법관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3층에서 열린 퇴임 기념 헌정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법관은 “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벽 중 한 부분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노동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수결의 원리에 의해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을 보장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포용력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헌법으로부터 사법권을 부여받은 법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관은 1980년 이후 임명제청된 대법관 중 처음으로 판사나 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이다. 1988년부터 대법관으로 임명된 2018년까지 약 30년 동안 변호사로 활동했다. 변호사 시절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설립신고 소송, 콜트·콜텍 노동자 정리해고 사건 등을 맡아 노동자의 권리 증진 및 구제 방향으로 판례를 바꾸고 법률을 개정하는데 앞장 섰다.

대법관으로 재임한 6년 동안 김 대법관은 자신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했다. 진폐증 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보험급여를 다시 판단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파견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정할 때 기준이 없다면 법원이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새 법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종교적 이유로 면접을 보지 못해 불합격 처리한 것은 부당하다는 첫 판단도 내렸다. 기후위기 활동가들이 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며 조형물에 스프레이를 칠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김 대법관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온갖 갈등 사건이 예외 없이 법원으로 오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밝혔다. 김 대법관은 “법원에 제기된 사건에 대해 판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법관의 숙명이지만, 법률해석에 근거한 일도양단의 판결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며 “사회 전체 차원에선 노사자치적 해결능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 대법관은 국회가 입법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당부했다. 그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과 ‘노동법원 도입’을 특히 강조했다. 김 대법관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근로기준법 6조를 개정하면 되고, 노동법원 도입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하게 의지를 표명했으므로 국회에서 입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법원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무산됐다. 이후에도 노동법원 설치를 위한 법안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민생토론회에서 “우리 사회도 이제 노동법원 설치가 필요한 단계가 됐다”고 말한 이후 노동법원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와 법무부는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내달 2일 취임 앞둔 김선수 신임 대법관 인터뷰 “노동사건 판례 전체적으로 재검토”김선수 신임 대법관(사진)이 “노동사건 판례들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신임 대법관은 “언론노동자 근로조건에 공정방송이 포함되는지, 교육노동자에게는 그 조건이...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1807300600005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678 체코 20대 체조선수, ‘신데렐라성’서 셀카 찍다 추락사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7 [속보] 이틀 앞두고 깨진 윤-한 만찬, 무기한 연기…‘의대 충돌’ 여파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6 "간호법 열렬히 환영" vs "기장 대신 승무원에 비행기 맡겨"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5 대통령실 “의료개혁 입장 변화 없어”…증원 방침 확인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4 [단독] 尹·韓 만찬, 추석 이후로 연기…의대정원 갈등 불쾌감?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3 이재명, 한동훈 ‘의대증원 유예안’ 힘 실어…“위기 타개 대안”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2 체코 원전 탈락 뒤끝…美 이어 프랑스까지 'K원전 깎아내리기'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1 정부 "추석 전후 2주간 비상응급 대응…당직 병의원 4천개 이상"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70 윤 대통령-한동훈 30일 만찬, 추석 이후로 연기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9 [이동훈 칼럼] 정부가 금융시장 어지럽히고 남 탓 할 땐가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8 대통령실 "의료개혁 입장 변함없어"…의대 증원계획 유지 재확인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7 압수수색 범위 밖으로 던진 ‘성착취물 외장하드’···증거 될까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6 “추석 전후 2주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인건비 지원 확대”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5 의대 증원 '한동훈 중재안'에‥전공의협 "증원 백지화 입장 불변"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4 이재명, 한동훈 ‘의대증원 유예’ 힘 실어…“위기 타개 대안”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3 슈퍼사이클 진입한 조선, 노조는 3~5시간 공동 파업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2 尹·韓 30일 만찬, 추석 이후로 연기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1 "왜 아직도 응급실에 있니" 동료들도 떠난다…응급의 번아웃 [의료공백 반년]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60 하반기 전통시장 지출 소득공제율 ‘40→80%’ 확대 추진 new 랭크뉴스 2024.08.28
44659 18평 분양가 17억… 방배동 청약 경쟁률 90대1 ‘후끈’ new 랭크뉴스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