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독일 연구진, 드롭 타워서 우주선 화재 실험
우주선 내부, 산소 많아 불 3배 빨리 번져

2022년 6월 14일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의 아르테미스 대형 로켓 '스페이스론처시스템(SLS)'과 오리온 우주선 뒤로 보름달이 뜬 모습./NASA


독일 과학자들이 달과 화성 같은 심우주로 가는 우주선은 화재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혔다. 연구진은 화재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들어 우주선의 화재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도 제시했다.

플로리안 마이어(Florian Meyer) 독일 브레멘대 응용우주기술및마이크로중력연구소(ZARM) 교수 연구진은 “우주에서 화재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16일 국제 학술지 ‘연소연구원 회보(Proceedings of the Combustion Institut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독일 북부 도시 브레멘에 있는 높이 140m의 ‘드롭 타워(drop tower)’에서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를 태우는 방식으로 우주선의 화재 위험성을 평가했다. 드롭 타워는 특정 물질을 자유 낙하해 일정 시간 우주와 같은 미세중력 상태를 구현하는 시설이다.

PMMA는 우주선 내장재에 쓰이는 섬유다. 실험 결과,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에서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도록 조정된 산소 농도와 공기 유동(流動) 속도가 불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선에 불이 붙으면 최대 3배나 빨리 화염이 번져 우주탐사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분석됐다.

우주선은 우주비행사들이 쉽게 호흡할 수 있도록 내부에 인공적인 대기 환경을 만든다. 우주는 중력과 대기가 없어 우주선에 영향을 미치는 기압이 없다. 우주선은 바깥과 기압을 맞춰야 안정적으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우주선 내부의 압력을 낮춰야 한다. 기압이 낮아진 우주선에는 공기가 적기 때문에 호흡에 필요한 산소의 농도를 높여준다. 또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기체의 흐름도 만든다.

우주선은 내부 산소 농도를 35% 수준으로 높인다. 산소 농도가 21% 정도인 지구의 대기와 비교하면 산소 농도가 확연히 높은 것이다. 우주선 내부 기압은 지구의 절반 수준인 0.5기압 정도다. 우주선 내부 기압이 낮으면 우주선을 가벼운 소재로 만들 수 있어 연료 효율도 높아진다.

산소 고농도는 우주선에서 불이 번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산소가 불에 반응하면서 연료의 열분해 속도를 높이고 화염의 온도가 높아졌다. 그 결과 지구에서는 타지 않는 물질이 우주선에서 가연성(可燃性)으로 바뀌기도 했다. 불에 타지 않던 물질이 타면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독성 가스의 양도 많아졌다.

우주선 내부의 유동 속도는 불의 확산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연구진은 초속 30~200㎜ 수준으로 기체의 흐름을 만들어 화재를 실험했다. 유동 속도에 따라 화재 확산 속도는 30% 빨라졌다. 또 불은 지구처럼 위쪽으로 올라가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퍼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화성에 인류 이주시킬 우주비행도 계획하고 있다. 연구진은 심우주로 가는 우주선의 화재 위험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들었다. 이 방정식은 산소 농도와 유동 속도, 압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화재 확산 속도를 계산한다. 화재 위험 계산법은 우주선 설계를 최적화하고, 우주선 안전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우주선은 기압을 낮추기 때문에 더 높은 비율의 산소가 필요하고, 이는 화재 발생 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우주선은 안전한 장소로 가거나 탈출할 방법이 없어 특수한 조건에서 화재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Proceedings of the Combustion Institute(2024), DOI: https://doi.org/10.1016/j.proci.2024.105358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571 NH농협·서울보증까지 꿰찼다… 끊이지 않는 금융권 낙하산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70 한동훈 '증원 유예' 또 요구했다…3주 만에 윤·한 갈등 재표출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9 딥페이크 성범죄에 놀란 정치권…관련 법 우후죽순 발의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8 러, 이틀째 우크라 전역 대공세…키이우서 폭발음(종합)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7 "최후의 보루, 수술실 절반 문 닫아"…살릴 환자도 못살린다 [의료공백 반년]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6 검경이 동참한 '성폭행 누명'... 법원마저 "국가 책임 없다"고 했다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5 이복현 한마디에..."계약금 2억 날리게 생겼다" 영끌족 대혼란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4 美국방부, '北 자폭형 무인기'에 "위협 심각하게 본다…주시"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3 "환자 안 받아줘서 전화 뺑뺑이"…응급실 위기 진짜 원인은 '배후 진료' 붕괴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2 여야, 오늘 본회의서 전세사기법·구하라법 처리…간호법도 상정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1 [영상] 한국 체코원전 수주에 미국이 항의한 이유는?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60 [오늘의 날씨] 전국 가끔 비…체감온도 낮 최고 35도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59 비즈니스석 승객 카드 훔쳐 1억 펑펑 쓴 범인의 '정체 충격'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58 美 일라이릴리, 비만치료제 비보험 가격 절반으로 인하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57 무개념 중국인이 또? 이번엔 공항 탑승구서 전자담배 '뻑뻑' 포착 논란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56 머스크, 美캘리포니아주 AI 규제 법안 지지…"잠재적 위험" new 랭크뉴스 2024.08.28
44555 칠판에 문제 풀라고 했다가…"우리 애 망신, 정서 학대" 고소 당한 중학교 교사 랭크뉴스 2024.08.28
44554 7살 장애아 머리, 물속에 처넣은 30대 잡혔다…이유 물으니 랭크뉴스 2024.08.28
44553 美서 테슬라 충전망 개방 지연…"어댑터 없어 타사 전기차 못써" 랭크뉴스 2024.08.28
44552 열차서 배변 실수 장애인에 "X 쌌잖아"…"승무원 반응에 수치심" 인권위 진정 랭크뉴스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