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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산에서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시민들은 차에서 내려 걸어서 지하철역으로 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전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되고 밤사이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물폭탄급 비가 계속되면서 수도권 내 출근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역·여의도·강남 등에선 우산도 소용없이 상·하의가 젖은 채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경기 파주와 의정부 등 북부 지역에선 도로가 물에 잠기고 지하철이 멈추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시민들로 줄이 40m 이상 이어졌다. 우산을 펴거나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직장인들로 정체된 탓이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 우산을 써도 옷과 가방까지 흠뻑 젖은 모습이었다. A씨는 하늘색 바지가 비에 젖어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자 “폭우엔 반바지를 입어도 소용이 없다”고 탄식했다. 한 증권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김모(26)씨는 “비가 많이 온대서 마곡에서 평소보다 15분 일찍 출발했다”며 “처음엔 비가 안 와서 기상청 예보가 틀린 줄 알았는데 도착하니 바람에 우산이 뒤집힌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김서원 기자

중구 서울역 앞에선 바지를 무릎 위로 걷어 올린 채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바지를 허벅지까지 올린 이모(34)씨는 "집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비가 별로 안 왔는데 지하철역에 내리니 비가 쏟아져서 사무실로 들어가는 잠깐 사이에 옷이 다 젖었다"고 말했다. 우비를 입고 가던 조현경씨(44)도 "서대문구 집에서 일부러 30분 일찍 나와 버스를 탔는데도 길이 많이 막혀 제시간을 겨우 맞췄다"며 "집에서 나온 지 1분 만에 옷이 홀딱 다 젖었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9시 여의도역 5번 출구 앞. 출근하는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서있다. 박종서 기자

오전 9시쯤 보슬비가 내린 강남역 일대에서도 직장인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서초역 인근에서 10분 정도 걸어 출근하는 임모(50)씨는 "지금은 비가 별로 안 와서 괜찮은데 간밤에 비가 많이 와서인지 길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겨 발이 빠졌다"며 "비가 많이 와서 싱크홀 같은 게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초역 인근에서 카페 운영하는 이모(43)씨도 "아르바이트생이 가게 문 열고 평소 10시쯤 출근하는데, 며칠 전 천장에 물이 새 걱정돼 일찍 출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경기 파주에선 시간당 100㎜ 집중호우가 내려 도로가 잠기기도 했다. 파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52)씨는 "평소 남편 차 타고 문산역쪽으로 출근하는데 도로가 잠겨 큰일나겠다 싶어 내려서 걸어서 역까지 갔다"고 말했다. 오전 8시 40분쯤 의정부~마전역 사이에선 일부 지하철이 지연 운행된다는 안전문자도 발송됐다.

오전 9시 30분 기준 서울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에서 성수JC까지 양 방향 전 구간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8시 25분에 호우 주의보, 8시45분에 호우 경보를 내리고 "산사태 위험이 있으니 입산을 금지하고 산림 주변 접근도 하지 말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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