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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권 주요 사립대학에서 총장 연임 여부를 둘러싸고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대학 수장을 뽑는 민주적 절차를 없앴거나, 현 총장의 ‘장기집권’이 계속되는 곳에서 반발이 심한 모양새다.

17일 영남대 등에 따르면 최외출 총장(68·사진)을 앞세운 학교 측과 영남대 총동창회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1월로 임기가 끝나는 최 총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학교 총동창회가 이를 비판하자 학교가 적극 대응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최 총장은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캠프에서 기획조정특보를 지내는 등 이른바 ‘그림자 실세’로 불린 인물이다.

영남대 학교법인 이사회는 2022년 12월 정관을 개정하고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없앴다. 이 위원회는 2010년부터 도입돼 왔다. 직선으로 총장을 선출하지 않는 대신 교수회나 직원노조, 총동창회 등 학내·외 관계자 9명을 위원으로 선임해 후보를 추천(간선제)하도록 했다. 총장 선출의 최소한의 민주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절차였다는 게 총동창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총추위가 없어지면서 영남대 총장 선임 과정에는 구성원 참여나 절차적 투명성이 사라지게 됐다. 학교법인 이사회가 단독으로 공모절차를 거쳐 총장을 임명(임명제)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아담스채플에서 지난 8일 신일희 박사(현 총장)의 13대 총장 취임식이 열리고 있다. 계명대 제공


총동창회는 회보를 통해 최 총장의 이사회 장악과 연임 시도 등을 수차례 꼬집었다. 이에 최 총장 측은 동창회가 사실 관계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편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 총장은 동창회보의 ‘가짜뉴스’를 바로 잡겠다며 자신이 총동창회장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여기에 최근 졸업생 김모씨가 업무상배임 혐의로 동창회장 A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는데 총동창회는 이 고소도 최 총장의 견제 움직임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최 총장의 측근인 김모씨가 최 총장의 지시를 받고 고소장을 냈을 것이라고 동창회는 추정한다.

영남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현 이사회가 최 총장의 연임을 막는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 측은 “총추위 관련 규정 개정과 현 총장의 연임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적법하고 정당하게 심의한 학교법인의 의사결정에 대해 동창회가 간섭하는 현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역의 또 다른 사립대학인 계명대의 경우 현 총장의 ‘장기집권’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계명대는 지난 8일 13대 총장에 현 신일희 총장(85)을 선임했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간선제) 등을 거쳤지만 신 총장은 10번째 수장 자리에 낙점됐다. 신 총장의 임기는 2028년까지로, 무려 40년간 대학 수장 자리에 앉게 됐다. 전국 대학 중 최장 기록이다.

신 총장은 계명대가 종합 사립대학교로 승격한 1978년 3월 초대 총장에 취임했다. 이후 1988년 6월부터 2004년 7월까지 4·5·6·7대 총장을 지냈다. 또 2008년 7월부터 올해까지 9·10·11·12대 총장을 연임했다.

‘신일희 총장의 계명대 사유화를 반대하는 민주동문’은 성명을 내고 “유래 없는 40년 총장은 대학 사유화”라면서 “계명대는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신 총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명단에는 졸업생 196명과 재학생 2명 등 198명이 이름을 올렸다.

졸업생들은 “그동안 교비와 학교자산의 처분과 관련한 비리가 밝혀진 바 있고, 법원을 통해서 유죄로 밝혀진 부정부패 사실도 수차례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 관계자는 “신 총장은 오래 전부터 총장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면서 “하지만 큰 현안들이 많고 계명대의 성장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선 신 총장을 재선임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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