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WSJ "가장 인기 있고 가장 혐오시되는 총기"
M-16 민간용 버전… "2000만 정 이상 소유"
'총기 옹호' 트럼프 피격에도 총기 논쟁 '잠잠'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도중 총격이 발생하자 황급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무대를 에워싸고 있다. 버틀러=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 용의자가 사용한 무기가 'AR-15' 계열 소총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총기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휴대·사용이 편리한 탓에 '총기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지만, 총기 난사 사건의 '단골 모델'이기도 한 탓이다. AR-15 소총 합법화에서 촉발된 미국 사회의 분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이번 범행에 쓰인 AR-15 계열 소총은 미국에서 '분열'의 상징"이라며 "가장 인기 있으면서도, 가장 혐오시되고 있는 총기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 피격 사건 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사망)가 사용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은 그의 부친이 11년 전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쉬운 사용성→미국 총기 난사의 '단골'로 등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귀에 거즈를 붙인 채 15일 미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RNC)에 참석해 있다. 밀워키=AP 뉴시스


WSJ에 따르면 AR-15에 대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평가에는 이유가 있다. 1950년대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이 모델은 군사용 반자동 소총 M-16의 민간용 버전이다. 몸판이 무거운 나무와 강철 대신, 알루미늄 및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 등장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무게가 가볍고, 조작이 쉬우며, 총알을 빠르게 연발로 발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미국 내 민간인이 소유한 AR-15의 수는 1990년대 초반 40만 정에 불과했으나 2020년대에는 2,000만 정 이상으로 급증했다. 신문은 "이 총기는 '어른을 위한 레고'라는 별명도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특성 때문에 테러 등 총기 범죄에 손쉽게, 그리고 자주 쓰인다는 점이다. '콜로라도 나이트클럽 난사'(2022년), '뉴욕 버펄로 식료품점 난사'(2022년), '플로리다 파크랜드고교 난사'(2018년), '코네티컷 샌디훅초등학교 난사'(2012) 등이 모두 AR-15의 무대가 됐다. 캘리포니아·뉴욕·워싱턴 등 일부 주(州)에서 AR-15 계열 소총의 판매와 소지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다.

'총기 옹호' 트럼프 본인이 총격 범행 타깃 돼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대선 유세 현장. 버틀러=AP 뉴시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지 권리를 규정한 미 수정헌법 2조를 근거로 '총기 규제 완화'를 주장해 왔다. 올해 5월에도 텍사스주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총회에 참석해 "수정헌법 2조가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포위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총기 옹호론'을 취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 총격 범행 타깃이 되는 역설적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총기 규제론'이 힘을 얻을 무대는 마련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장 입장을 바꾸거나 민주당이 이런 주장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주목할 만한 것은 (현재) 민주당 내에서 규제 강화 요구가 없다는 점"이라며 "우선은 큰 사건 앞에서 국가 통합에 더 집중하려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WSJ도 "미국인에게 애증의 대상인 AR-15를 둘러싼 논쟁은 이번 선거 기간에는 비교적 조용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142 검찰 수심위 ‘반쪽’?…최재영은 안 부르고 김건희 쪽은 참석 랭크뉴스 2024.09.02
42141 정부, 오늘부터 응급실 현황 브리핑‥대통령실 "과도한 불안 해소" 랭크뉴스 2024.09.02
42140 매일 콜라 먹는데…94세 워런 버핏 장수 비결, 밤마다 이 습관 랭크뉴스 2024.09.02
42139 국민·공무원·사학·군인 등 4대공적연금 장기재정 불안 '심각' 랭크뉴스 2024.09.02
42138 "텔레그램만의 문제 아냐…익명의 사이버폭력 위험 최고조" 랭크뉴스 2024.09.02
42137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공론화 나선 5·18 성폭력 피해자들 랭크뉴스 2024.09.02
42136 청년에게 주는 ‘세습 자본주의’의 충고 [세상읽기] 랭크뉴스 2024.09.02
42135 [단독] 딥페이크 가담자 수십만명…전문수사 인력은 131명 뿐 랭크뉴스 2024.09.02
42134 "아침은 맥모닝, 콜라 5잔"…94세 워런 버핏 건강 장수 비결은 랭크뉴스 2024.09.02
42133 ‘한 자리 수’ 면허 반납률…고령 운전자 대책, 남은 카드는? 랭크뉴스 2024.09.02
42132 ‘한 숟갈에 13만원 캐비어’ 등 백화점 초고가 추석 선물 늘어... 소비 양극화 심화 랭크뉴스 2024.09.02
42131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국내 '최고령' 47세 정재군 은메달 낭보[패럴림픽] 랭크뉴스 2024.09.02
42130 50·60대는 늘었는데…20대 카드 이용액 '뚝' "허리띠 꽉 졸라맸다" 랭크뉴스 2024.09.02
42129 [단독] 토큰증권 개정안 내주 재발의한다... 위축된 STO 시장 살아날까 랭크뉴스 2024.09.02
42128 박원순 1100억 쓴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이유는 랭크뉴스 2024.09.02
42127 중국 취업난의 마지막 피난처 '라이더', '차량공유 기사'는 왜 가난해졌나 [칸칸 차이나] 랭크뉴스 2024.09.02
42126 아내 흉기로 찌르고 47층서 투신… 어린 자녀들 있었다 랭크뉴스 2024.09.02
42125 번개와 무지개가 동시에?…미국서 포착된 희귀 기상 현상 [잇슈 SNS] 랭크뉴스 2024.09.02
42124 “수면 내시경 뒤 복통, 대장에 구멍 났다”…의사 ‘유죄’ 랭크뉴스 2024.09.02
42123 밤새 긁다가 피 뚝뚝…늘어나는 '중증 아토피' 치료법 찾는다 랭크뉴스 202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