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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지사 시절이던 2018년 11월 당시 경기도 성남 제2판교테크노밸리를 방문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 리종혁 부위원장(왼쪽 둘째)과 송명철 부실장(왼쪽 셋째) 등 북한 대표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 부실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1심 판결에서 방북 의전 비용 3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으로부터 수령하고 확인서를 써준 것으로 판단한 북측 인사다. 뉴스1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1심 재판부가 김 전 회장이 북한에 대납한 800만 달러 중 200만 달러에 대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방북 사례금으로 조선노동당에 전달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에 이어 법원이 재차 이 의원의 방북 계획과 김 전 회장의 대북송금 간 관련성을 인정한 셈이다. 검찰은 이러한 법원 판단이 이 전 대표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주요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2019~2020년 김 전 회장이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에 대납한 200만 달러를 금융제재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에 대한 방북 사례금’이라고 판단했다. 김 전 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중 일부 유죄로 인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전 대표의 방북을 위해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돈으로서, 방북 여부를 결정할 북한 상부에 대한 사례금 성격이 있어 보인다”고 썼다.

재판부는 2019년 12월13일자 경기도 내부 문건에 “경기지사 방북 초청 관련 이미 세 차례 요청이 있었음을 (북한 측이) 잘 알고 있으며, 그 필요에 대해 북한 중앙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점도 유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김 전 회장이 이 전 대표의 방북 초청 사례 명목으로 조선노동당에 돈을 지급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의 방북 명목 300만 달러와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고 판단했다. 이중 394만 달러는 관할 세관에 신고 없이 1인 당 3만 달러를 초과해 반출했다며 외국환거래법 위반(국외밀반출)이라고 판단했다.

핵심 쟁점이던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 전 부지사의 재판 때와 같이 경기도 사업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방북 비용 3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대남 공작원 출신 리호남에게 준 돈으로 조선노동당에 지급할 고의가 없었다고 보고 무죄, 영수증을 받은 200만 달러만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을 통해 조선노동당에 흘러가 금융 제재 대상에 외화를 지급한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남북 간 화해·평화 기반 조성에 기여한다는 목적이 있었다 해도 북한에 거액을 음성적으로 지급함으로써 국제 관계를 반영해 정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고 외교 안보상 문제까지 일으켰으므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판결문에 썼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이 전 대표에 대해 김 전 회장에게 800만달러를 전달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의 1심 재판에서 인정된 이 전 대표의 방북비용과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등 800만 달러를 대납한 혐의가 이 전 대표에게 적용된 제3자 뇌물수수 혐의와 직결된다는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가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국정원 문건을 전부 증거로 채택했고, 국정원 문건 대부분 내용이 관련자 법정 증언, 객관적 자료들과 일치하는 등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력한 증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도 이 전 부지사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북측 인사와 접촉해 사업을 논의한 동향 등을 담은 국정원 문건이 거론됐다.

남은 관건은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전 대표가 이 사실을 보고받고 인지했는지 여부다. 이 전 대표는 "대북송금 과정을 보고받은 적도 관여한 적도 없고, 김성태 전 회장과도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뇌물 혐의 재판을 서울중앙지법에서 받게 해달라며 토지관할 병합 심리 신청을 했지만,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가 심리할 예정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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