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 지지자들이 충돌하자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천안=뉴시스


7·23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 당권경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제 합동연설회는 물리적 충돌에 난장판이 되는 추태로 얼룩졌다. 안 그래도 도를 넘는 비방·폭로전에 “자폭·자해대회”라는 비판이 쏟아진 와중에 무법천지까지 드러냈으니 지켜보는 국민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던 전당대회 몸싸움이 집권당에서 살아난 건 근래에 보기 힘든 풍경이다. 이는 4월 총선에 참패하고도 여당이 왜 바뀌지 않았는지, 특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생생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은 한동훈 후보가 단상에 올라 연설을 시작한 지 2분 만에 “배신자 꺼져라”라고 야유를 퍼붓고, 이를 말리던 한 후보 지지자를 향해 의자를 집어던져 경호원이 제지하는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로 어깨를 밀치고 삿대질하며 충돌했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서병수 당 선관위원장이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여론조사가 보도돼 혼탁하게 한다”고 말하자 “사퇴해” “셧업(입 닫아)” 등 야유를 퍼부었다. 연설회장 밖에서도 서로 욕설이 난무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칼 들고 복수하러 간다”며 한 후보에 대한 살해협박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한 후보와 원 후보 측은 책임을 상대 캠프에 돌리며 몸싸움 사태 진상조사 및 경찰 수사의뢰를 요구했다.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사법처리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사태가 벌어진 바로 다음 날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폭력사태가 발생한 건 우리 집권 여당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참담하다. 정치유튜버들도 합동연설회 등을 중계하며 온갖 자극적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여당 전당대회가 국정난맥에 대한 대안과 민심수습책, 미래비전을 놓고 경쟁하긴커녕 인신공격과 진흙탕 싸움만 벌이고 끝난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그 후유증을 어떻게 잠재울 건가. 두 후보 지지층은 같은 당이라 보기 힘들 만큼 감정적으로 격앙돼 있다. 이대로 자멸의 길로 가겠다는 게 아니라면 유력 후보들은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추태를 멈추지 않는 한 보수 재건은 고사하고 윤석열 정권과 여권에 미래가 없음을 각성하기 바란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932 방문진 새 이사 취임 못한다…법원, 집행정지 인용(종합2보) 랭크뉴스 2024.08.26
43931 김희영 20억 지급하자… 노소영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입금" 랭크뉴스 2024.08.26
43930 中 “유조차로 식용유 운송은 사실, 21t은 시중 유통” 랭크뉴스 2024.08.26
43929 금감원, 두산로보틱스·밥캣 합병 또 제동… “합리적 투자판단 저해” 랭크뉴스 2024.08.26
43928 “명품가방 종결로 스트레스” vs “80회 자료 요구 폭력”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8.26
43927 채 상병 특검법 발의 거부한 한동훈, ‘공수처 수사 후 검토’로 후퇴 랭크뉴스 2024.08.26
43926 ‘이진숙 방통위’ 제동 걸렸다…법원, MBC 방문진 이사 효력정지 랭크뉴스 2024.08.26
43925 [단독] 15조 법정 전출금 개편 시동 거나… 정부 관련 연구 용역 착수 랭크뉴스 2024.08.26
43924 최태원 동거인 김희영, 노소영 계좌에 ‘위자료 20억’ 입금 랭크뉴스 2024.08.26
43923 MBC 경영진 교체 스텝 꼬인 대통령실…방문진 새 이사 임명 효력정지 판결 랭크뉴스 2024.08.26
43922 공정위, 무신사 현장조사 착수…입점 업체에 ‘갑질’ 의혹 랭크뉴스 2024.08.26
43921 [단독] 재주는 K뷰티가, 돈은 中‘알리’가 버나…내달 뷰티관 오픈 랭크뉴스 2024.08.26
43920 이 정도면 '국가 재난' 수준인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 랭크뉴스 2024.08.26
43919 ‘과거 막말’에 김문수 “필요할 경우 사과”…“상처준 분들께 사과해야”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4.08.26
43918 [단독] 8층 높이서 에어매트 가장자리에 떨어지자 ‘70도 들썩’ 랭크뉴스 2024.08.26
43917 임현택 의협 회장 단식투쟁…"의대 증원 백지화 때까지" 랭크뉴스 2024.08.26
43916 ‘20대·미혼·여성’ 오셨습니다… 올 프로야구 흥행 ‘성공적’ 랭크뉴스 2024.08.26
43915 법원, MBC 방문진 새 이사 임명 제동…집행정지 인용 랭크뉴스 2024.08.26
43914 의대 교수들 "내년부터 의사배출 중단돼 한국 의료 붕괴할 것" 랭크뉴스 2024.08.26
43913 TK 통합 가능할까… 대구 “28일까지 합의돼야” 경북 “제안 동의 못해” 랭크뉴스 202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