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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거래액 2배 늘어 1.8조
건설경기 불황에 대위변제 급증
시공사들 공매 등 매각 불가피
저온→상온 용도 바꿔 팔기도
별내 ONE 물류센터 조감도/사진=옳은생각

[서울경제]

코로나19 이후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물류센터 거래가 재개되고 있다. 시행사의 재무상황이 악화하거나 건설사가 채무인수 등으로 떠안은 경우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포기하고 ‘떨이’로 매각되는 사례가 늘어난 탓이다.

16일 부동산 서비스 회사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올 2분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규모는 1조 8269억 원으로 전 분기(8681억 원) 대비 2배 이상(110.4%) 늘었다. 특히 부실채권(NPL)성 거래로 부실화된 자산이 경·공매나 대위변제 등을 통해 거래되는 경우가 급증했다.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서 시행사들의 자금난이 길어지자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대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를 떠안으면서 자산을 인수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798 일원에 위치한 ‘별내 ONE 물류센터’다. 시행사 옳은생각이 787억 원 규모 PF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연대보증을 제공한 시공사(HS화성)가 채무를 떠안았다.

이천시 대월면 HIVE군량 물류센터 전경.


‘이천 HIVE 군량’ 역시 시행사인 에스피씨군량물류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시공사인 DL건설이 1220억 원 규모의 연대 보증 채무를 상환하고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도 시공사인 SGC E&C가 시행사 D&I코퍼레이션의 2987억 원 규모 채무를 대신 갚았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던 SGC E&C는 이를 위해 PFV를 설립하고 메리츠증권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1400억 원을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를 떠안은 시공사들은 시장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거나 공매 등을 통해 자산을 떨이로 매각할 수밖에 없다. 수익은커녕 이미 지출한 공사비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불가피한 것이다.

당장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고 저온창고를 상온창고로 변경해 매각한 경우도 있다. 야탑동 쿠팡 물류센터는 당초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저온창고로 준공했으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다 일부 상온으로 구조를 변경했다. 이후 공매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이 2226억 원에 인수했다. 감정가(3102억 원) 대비 40%가량 낮아진 가격이다.

피벗플러스가 준공한 화성시 석포리 물류센터 역시 저온에서 상온으로 용도를 변경해 삼성전자로지텍을 임차인으로 확보한 후 매각에 성공했다. 이밖에 △로지스포인트 호법A(마스턴투자운용) △이천 이황리 물류센터(한덕홀딩스) △사사동 물류센터(아스터개발) 등도 준공 전 설계를 바꿔 저온에서 상온으로 용도를 변경해 임차인을 확보했다.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 물류센터의 용도별 평당 거래가격은 △상온 580만 원 △저온 870만 원 수준이다. 당초 토지를 비싸게 매입한 만큼 임대료가 높은 저온 창고를 개발해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임차인을 채워야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 임차인이 없으면 PF 자금 상환이 어려울뿐더러 사려는 매수자도 없다”며 “애초에 PF대출 단계에서 선임차 계약을 요구하거나 준공 시까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시행사가 떠안도록 계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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