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최종 지명
부통령 후보로 ‘강경파’ 선택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명성
미국 대선의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전당대회 장소인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두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오른쪽 귀에 사각붕대를 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대형 화면에 비쳤다. 곧바로 공화당원 수천명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틀 만인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9시쯤 등장한 그는 마치 전투에서 살아 돌아온 ‘영웅’과 같은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가수 리 그린우드가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부르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하자 공화당 대의원과 지지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다소 상기된 표정을 한 그는 이따금 주먹을 들어보였다.

웨스트버지니아주 공화당 당직자인 브라이스 헬믹은 “죽음 근처까지 갔던 트럼프가 강인함을 보여주며 눈앞에 나타나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J D 밴스 상원의원 옆자리에 앉을 때까지 지지자들은 피격 직후 그가 주먹을 치켜들며 말한 “싸우자”라는 구호와 함께 “유에스에이”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를 연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의원 2400여명의 호명투표를 거쳐 당 대선 후보로 최종 지명됐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그는 18일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다. 부통령 후보로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오하이오주 출신인 39세의 ‘정치 신인’ 밴스 의원이 낙점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층의 정서를 비판적으로 묘사한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명성을 얻은 그는 2년 전 정치에 입문한 뒤 ‘친트럼프’ 정치인으로 변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도층이나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지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대신 강경파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결정한 것은 피격 이후 대선 승리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 등 경합주 표심을 집중 공략하려는 승부수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밴스 의원이 선거운동 기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네소타 등의 미국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과 이념·정책 등 지향성이 닮은 밴스 의원을 지명해 당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높이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밴스를 극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후계자로 지명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텍사스주 대의원인 70대 조는 “싱글맘 가정에서 자라난 밴스는 아메리칸드림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강한 청년인 그가 트럼프와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밀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각하 판결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도 일부 해소하며 대선 가도에서 더욱 상승세를 타게 됐다. 피격 이후 연설문을 수정했다고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와 회동하는 등 ‘통합’ 행보도 꾀했다. 전당대회 연사도 여성, 노조, 유색인 등이 전면에 나서 ‘다양한’ 공화당의 모습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하지만 전당대회의 실상은 결국 ‘트럼프의 당’으로 완성된 공화당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연사들은 암살 시도에서 생환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미국의 사자가 자기 발로 일어나 포효했다”(팀 스콧 상원의원) 등 낯뜨거운 칭송을 보냈다. 공화당은 외교·경제·이민 등 각 분야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전면에 세운 정강·정책도 채택했다. 동맹의 방위 투자 의무 명시,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관세 부과 등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공약의 복사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위상이 후보 내정자에서 공식 후보로 변화함에 따라 비밀경호국(SS)의 경호 수준이 상향된다”고 밝혔다. 부통령 후보 밴스 의원에 대해서도 “그에 적절한 수준의 경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846 대통령실 "민주당 '독도·계엄령 괴담' 선동…국민은 안 속아"(종합)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45 김문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잘못돼... 뇌물 받을 사람 아냐"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44 대통령실·경호처 인건비 1년에 1007억…이게 “슬림화” 한 건가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43 예비부부 합동 장례…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 7명 모두 발인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42 ‘적색경보’ 중인 이스라엘에… 한국인 180여명 입국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41 과거사에도 유통기한 있다고?... '절대방패' 소멸시효 뒤에 숨는 정부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40 싸이 2년째 사비 털었다…"소중한 추억" 흠뻑쇼 초청된 군인들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9 '적색경보'인데…한국인 180여명, 종교행사 위해 이스라엘 갔다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8 김문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잘못 돼... 뇌물 받을 사람 아냐"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7 대통령실 "민주당, 독도 영유권 의심해…독도는 우리 영토"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6 호주 "퇴근 후 연락하면 벌금 8500만원"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5 김문수 “박근혜 탄핵 잘못…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4 [속보] 대통령실 “독도는 우리 영토…野 영유권 의심이 더 큰 문제”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3 한은 “트럼프 당선시 대중 수출·수출연계생산 6% 감소 추정”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2 [속보] 대통령실 "野, 음모론 뒤에서 계엄 괴담 선동…근거 제시해야"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1 “여행 포기할 뻔” 2t 쓰레기 뒤져 1500달러 찾은 공무원들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30 부천 호텔 희생자 7명 장례 마무리…“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29 김문수 “박근혜 탄핵은 잘못…뇌물 받을 사람 아냐”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28 민주 “바지사장 아니면 특검법”…한동훈 “분열 의도, 따라갈 이유 없어” new 랭크뉴스 2024.08.26
43827 “퇴근 후 연락시 벌금 8500만원”… 호주 법 시행 시작 new 랭크뉴스 202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