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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 절대 사표 내지 말아라.'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증폭시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종호 씨의 말인데요.

이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잘 들어보면, 한 경찰 간부의 이름이 나옵니다.

"OOO 서울 치안감. 별 두 개 다는 거 아마 전화 오는데 별 두 개 달아줄 것 같아. 그래도 또 우리가 또 그 정도는 주변에 데리고 있어야 되지 않냐?"

경찰 인사 청탁까지도 의심해 볼 수 있는 내용이죠.

그런데 올해 초, 이 경찰 간부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으면서 경찰청장이 감찰을 지시하고 징계위까지 열렸는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먼저 손구민 기자의 단독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인천세관 직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다국적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수 과정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었습니다.

[MBC뉴스데스크 (2023년 10월 23일)]
"다른 한 조직원은 갖고 있던 가방을 무심코 검사대에 올려놨는데, 세관 직원이 이를 만류하고 입국장으로 곧장 보내줬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지휘 라인에도 없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이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이종호 씨 통화에서 '별 1개' 경무관에서 '별 2개' 치안감으로 승진할 거라고 언급된 조 모 경무관이었습니다.

조 경무관은 수사팀장에게 "세관 수사를 해 국정 운영에 부담 줘선 안 된다"는 압력성 발언을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일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격노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조 경무관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감찰 끝에 경찰청은 외압 사실을 확인,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려달라는 요청과 함께 지난 2월 조 경무관을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인사혁신처의 결론은 '불문', 즉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부적절한 통화를 한 건 맞지만 책임을 물을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치안감 승진 심사를 앞둔 조 경무관에게 징계 조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청장이 강력한 감찰까지 지시했는데, 최종 결론은 정반대로 나온 겁니다.

이에 윤 청장은 대신 이달 4일 조 경무관에게 직권 경고 조치했습니다.

경찰 내부에선 "징계를 요청한 건에 대해 '경고'도 할 필요 없다는 '불문' 통보를 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조 경무관의 승진과 징계 축소 과정에 이른바 도이치 공범 이종호 씨나, 이 씨가 누군가를 통해 개입한 건 아닌지 의혹이 이는 이유입니다.

MBC 취재진은 이 씨에게 조 경무관과의 관계와 의혹에 대해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또 조 경무관에게 여러 차례 연락하고, 현재 근무지에도 찾아갔지만 마찬가지였고, 인사혁신처는 "심의 사안에 대해 답하기 어렵다"며 "모든 과정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 우성훈 / 영상편집 :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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