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출생 이후 장기간 진료 기록이 없어 경찰이 소재를 추적하던 만 3살 아동이 3년 전 어머니와 함께 출국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행방불명된 줄로만 알았던 아이의 출국 사실이 뒤늦게야 확인된 이유는 뭘까요?

■ 경찰 "홍콩 여권으로 출국 기록 확인"

제주 동부경찰서는 제주시가 행방불명됐다고 신고한 3살 남자 아이가 지난 2021년 10월 8일 어머니, 누나와 함께 홍콩으로 출국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2021년 5월, 30대 한국인 아버지와 30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 아이는 생후 4개월 때 제주대병원에서 필수 예방 접종을 한 이후, 병원 진료 기록이나 예방 접종 기록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제주시는 지난해 4월 이 아동을 '위기 아동'으로 분류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방침에 따라 예방접종 미접종 등 44종의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굴한 겁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제주시는 복지 서비스 연계를 위해 자택을 방문했지만, 보호자들을 만나지 못했고, 아버지로부터 "아내가 두 자녀와 함께 홍콩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만 듣고 조사를 종결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재조사에서 어머니와 5살 딸의 출국 기록만 있을 뿐 3살 아들의 출국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아버지는 이 맘때 쯤 아예 연락조차 닿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주시는 지난달 25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도 출국 기록을 발견하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경찰은 이 아동이 이중 국적자라는 점에 주목해 외국 국적으로 출국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 아이의 영어 이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경찰은 어머니가 출국한 당일 항공사를 통해 승객 가운데 생년월일이 같은 아이가 탑승한 것을 파악하고, 영문 표기법상 한국 이름과 홍콩 이름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엄마가 주제주 중국총영사관을 통해 홍콩 여권을 발급받아 출국하다 보니 한국 이름으론 조회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홍콩에 있는 한국 영사관을 통해 아동이 안전한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아이의 안전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아버지의 통신 기록을 추적하는 등 소재 파악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아동학대 조사 한계…"취학 예정 아동은 가능, 영유아는 불가능?"

지난해 4월 이미 위기 아동으로 분류된 아이의 행방을 이제야 확인한 배경에는 아동학대 조사의 한계가 있습니다.

2017년 정부는 취학 대상 아동이 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할 경우 소재와 안전을 파악하기 위해 교육감과 교육장이 출입국 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16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던 신원영 군이 부모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숨진 사건을 계기로, 안전 확인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영유아일 경우, 지자체가 위기 아동으로 분류하더라도 출입국 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없습니다.

그나마 이번에 제주시가 한국 이름으로 출입국 기록을 조회할 수 있었던 건, 해당 아동의 부모가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은 기초생활수급 신청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출입국 기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열람할 순 없지만, 조회를 요청할 권한은 있는 겁니다.

제주시 아동학대 조사 부서 관계자는 "아동복지법에선 아예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출국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아동이 출국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해서 무작정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아동학대 조사 공무원도 출입국 조회 신청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202 "사람 떨어지는데 춤추고 웃더라"…부천 호텔 화재 충격 목격담 new 랭크뉴스 2024.08.25
43201 男초등생들, 언어장애 여학생 '집단 성추행'…가해 부모 "장난인데 왜 크게 만드냐" 불만 드러내 new 랭크뉴스 2024.08.25
43200 배드민턴협회, 5년간 기부금 0원…파리 항공권은 협회비 사용 new 랭크뉴스 2024.08.25
43199 프랑스 남부 유대교 회당 앞 폭발…테러 수사 착수(종합) new 랭크뉴스 2024.08.25
43198 伊 검찰, 7명 숨진 호화요트 침몰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 개시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7 나나 "구제역 누군데? 잘못 건드렸다"…악성 루머에 칼 뺐다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6 도자기를 화폭 삼아 그려낸 삶의 멋과 여유 [ESC]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5 안세영 “선수 부상 문제 조율되면 대한민국·대표팀 위해 뛰고 싶어”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4 英국방 "우크라의 러 본토 공격에 푸틴 장악력 흔들"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3 '삼시세끼' 이주형 PD, 야근 후 퇴근길 교통사고로 숨져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2 “4억 후원하고 91억 수의계약”…체육회 ‘독점공급권’ 손보나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1 부산 영도구 아파트 공사장서 20대 노동자 추락해 숨져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90 83초만에 유독가스·연기가 꽉 채웠다…'공포 그 자체' 부천 호텔 CCTV 보니…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9 경찰, 부천 호텔 화재 희생자 비난성 온라인 게시물 내사 착수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8 83초 만에 복도에 연기 ‘자욱’…호텔 CCTV 보니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7 무소속 케네디, “트럼프 지지” 공동 유세…미 대선 판세 영향은?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6 올해 출생아 수, 전년 대비 증가세…반등 기대감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5 '코드명 래리브리지' 英정부가 부고 계획 미리 짜는 고양이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4 북·중·러·이란 동시도발…美 '독재의 축' 진압vs타협 갈림길 new 랭크뉴스 2024.08.24
43183 여야, 민생 법안 10여 건 28일 처리…간호법은 불투명 new 랭크뉴스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