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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에서 초복을 맞아 오리고기를 나눠 먹고 쓰러진 주민 3명의 혈액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음식에 농약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혈액서 농약 성분…경찰 수사 본격화
16일 경찰에 따르면 안동병원이 전날 경북 봉화군 한 식당에서 오리주물럭 요리를 먹고 쓰러진 노인 3명의 위 세척액을 분석한 결과 농약 성분이 나왔다. 이에 당초 식중독을 의심했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바꿨다.

앞서 지난 15일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한 경로당에서 경로당 회원 41명이 마을 내 음식점에서 오리 주물럭을 먹었다. 이후 주민들은 인근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으로 흩어져 휴식을 취하거나 탁구 등 운동을 하고 있었다.

식사 후 1~3시간 사이에 오리고기를 먹은 주민 중 60~70대 주민 3명이 이상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60대 여성과 70대 여성에겐 의식 저하 현상이 나타났고, 70대 여성 한 명은 심정지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쓰러진 이들은 손발이 오그라들고 다리가 뻣뻣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복통과 설사·구토 같은 일반적인 식중독과는 다른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주물럭 먹은 노인 3명 의식 불명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심정지에 이르렀던 70대 환자는 병원에 이송된 후 어느 정도 맥박과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다른 환자들과 함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보건소. 사진 봉화군
봉화군보건소 관계자는 “한 테이블에 다섯 명씩 앉아 식사를 했는데 쓰러진 3명이 한 테이블에 있었다”며 “같은 테이블에 있었던 80대 주민 2명을 비롯해 함께 식사를 했던 나머지 주민은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민들은 테이블에서 큰 그릇에 담긴 오리고기를 각자 덜어서 먹는 방식으로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80대 주민 2명이 먼저 와서 먹었고, 쓰러진 3명이 다소 늦게 도착했다고 한다.

경찰은 경로당 회원 등 주변 탐문과 함께 폐쇄회로TV(CCTV)를 확보해 분석하는 등 어떤 경로로 음식에 농약이 들어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안동병이 의뢰한 검사와 별개로 경찰 역시 쓰러진 3명의 혈액 검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오리고기를 포함해 여러가지 검체를 국과수에 보내서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오리고기뿐 아니라 다른 음식을 통해 농약을 섭취했을 수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농약 사이다·농약 소주 사건
과거에도 농촌 지역에서 주민들이 함께 나눠먹은 음식에서 농약이 검출된 사례가 있었다. 초복 다음날인 2015년 7월 14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사이다에 농약이 든 줄 모르고 마셨다가 2명이 숨진 사건이다.

당시 유일하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80대 할머니 A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다. 경찰의 추궁에도 A씨는 완강히 부인했지만, 자택 주변에서 나온 자양강장제 병에서 사고 현장에서 나온 것과 같은 농약 성분이 검출되고 전날 다른 할머니와 다퉜던 점 등 여러 정황 증거가 나왔다. A씨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2016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또 2016년 3월에도 경북 청송군에서 주민 2명이 농약이 섞인 소주를 나눠 마셨다가 이 중 1명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누군가 고의적으로 농약을 넣은 소주를 김치냉장고에 있던 다른 소주병 사이에 넣은 것으로 추정되긴 했지만 범인을 찾지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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