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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 투입해 구조
아찔한 상황서 장시간 대화로 친밀감 형성
경찰관이 아파트 옥상 난간에 앉아있는 A군을 구조하고 있다. 서초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의 24층 아파트 옥상에 올라간 고등학생을 위기협상 전문 경찰관이 안전하게 구조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5일 저녁 서초구 한 아파트 옥상 난간에서 고등학생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긴급 투입해 구조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초경찰서는 올해 4월부터 납치감금·인질강도 및 자살기도자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선발(강력팀 남경 7명, 여성청소년수사팀 여경 4명), 약 한 달간 집중교육을 거쳐 지난달부터 전국 최초로 현장에 투입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저녁 8시 30분쯤 "10대 학생 A군이 뛰어내리려고 한다"는 신고가 A군 지인으로부터 접수됐다. 경찰은 A군이 지인에게 보낸 사진을 확보해, 서초구 한 아파트를 특정하고 일대 아파트 15개 동을 집중 수색했다. A군이 있는 아파트를 특정한 뒤 낙하 예상 지점에 에어매트 6개를 깔고 옥상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그러나 A군은 안전대도 없는 24층 아파트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뛰어내릴 듯한 행동을 반복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이에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남1 여1)이 설득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요원 외 아파트 옥상에 있는 일반 시민과 경찰관, 소방관들을 해산 조치하고 아파트 도로변 경찰차와 소방차 경광등을 모두 꺼 A군에게 긴장감을 조성하는 환경부터 제거했다.

요원들은 전문 대화기법을 활용해 사는 곳, 가족관계, 좋아하는 음식 등 자연스러운 주제로 대화를 유도했고 "누나" "형"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친밀감을 형성했다. 처음엔 거부 반응을 보이던 A군도 요원들의 계속되는 "고마워"라는 말에 마음을 열었다. A군이 휴대폰 보조배터리를 요구하자 요원들은 줄 테니 조금만 더 가까이 와달라고 했다. 이어 난간 안쪽으로 넘어온 A군을 요원들과 특공대원이 붙잡아 안전하게 구조했다. 신고 접수 2시간 30분 만이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자살기도자에 특화돼 선발 운영된 서초경찰서의 위기협상 전문요원들의 활약이 돋보인 사례"라고 자평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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