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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으로 다친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이고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오른쪽 귀에 흰색 거즈를 붙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형 전광판에 ‘깜짝’ 등장하자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은 순식간에 열광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2400여 명의 공화당 대의원들을 비롯한 지지자 수천 명은 일제히 기립해 손뼉을 치며 ‘유에스에이’(USA) ‘싸우자’(Fight)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스테이지에서 결연한 모습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수 리 그린우드의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God Bless the US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 라이브 공연에 맞춰 천천히 행사장으로 걸어 나왔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인 뒤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부부, 이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J.D. 밴스 상원의원 등이 자리한 귀빈석을 향했다. 카메라가 그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10분여간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 이벤트’는 인기 아이돌의 공연 오프닝을 방불케 했다. 지지자들은 노래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서서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고 외치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을 총격 사건 이후 첫 공개행사로 정하며 당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말 한마디 없이 지지층 결집을 이뤄낸 영리한 무대였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테러 후 외친 ‘싸우자’ 구호는 공화당 결집을 상징하는 언어로 자리 잡은 듯했다.

공화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 때 발생한 총격 테러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한 묵념을 시작으로 전당대회를 개막했다. 이후 ‘롤 콜’로 불리는 대의원 호명 투표를 진행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을 공식 확정했다. 주별 대의원 대표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투표 개시 20여 분쯤 플로리다 대의원 대표인 차남 에릭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트럼프를 후보로 지명한다”고 선언했을 때 과반이 됐고, 행사장에선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전체 대의원 2429표 중 2387표(98.3%)를 획득했다. 2016년, 2020년에 이어 3연속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차지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유색인종이나 노조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 꼽히는 유권자 그룹을 겨냥한 연사들이 주로 무대로 올랐다. 특히 대선 경선에 나섰던 팀 스콧 상원의원과 바이런 도널드 하원의원, 웨슬리 헌트 하원의원, 존 제임스 하원의원, 마크 로빈슨 노스캐롤라이나 부지사 등 공화당 흑인 정치인들이 대거 찬조 연설자로 나섰다. 제임스 의원은 “불법 이민자들은 민주당 도움으로 불과 나흘 만에 (흑인이) 400년 동안 받았던 것보다 나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는다면 흑인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콧 의원은 “11월 대선은 다음 4년이 아닌 앞으로의 40년을 결정하는 날”이라며 “미국은 인종차별주의 국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니카라과 이민자인 라틴계 미국인 린다 포노스는 일반 시민 자격으로 연단에 올라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때 번영했다. 지난 대선 때 바이든에게 투표한 건 실수였다”며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모델 겸 배우 엠버 로즈도 “한때 나는 트럼프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그를 알게 된 후 이곳(공화당)이 제가 속한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좌파로부터 공격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렸고 (공화당 상징인) 빨간 모자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운수 노조 팀스터스의 션 오브라이언 회장은 자신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최초의 노조 지도자라고 소개하며 “트럼프는 강인 남자”라고 칭찬했다.

공화당은 지난 8일 공개한 새 정강·정책도 이날 공식 채택했다.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모든 세대의 가치를 담은 트럼프 의제들”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플로리다주 남부법원의 에일린 캐넌 연방판사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유출 사건 소송을 기각했다. 캐넌 판사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바이든 대통령 임명이나 상원 인준 없이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수사에 착수해 위헌이라는 트럼프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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