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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전시 부스 탐방
KAI “태양 관측 사업 선점하겠다”
우주의학 플랫폼, 6G 통신용 드론 기술도 전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우주과학 탐사선 사업에 나선다. 그간 발사체와 위성 같은 상용 분야에만 집중해 왔으나 머지않아 우주탐사도 사업성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첫 목표는 우주항공청이 개청 이후 첫 임무로 낙점한 라그랑주 L4점 탐사다. 태양관측 사업을 선점해 태양 활동 데이터를 수익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에서 공개한 라그랑주 L4점 탐사선. KAI는 태양 관측 자료를 사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업 확대에 나선다./부산=이병철 기자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학술총회가 열린 16일 부산 벡스코에는 전 세계 우주 기업과 연구기관 40곳이 부스를 마련하고 최신 연구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을 공개했다. 한국에서는 KAI를 비롯해 보령, 스페이스린텍 같은 우주기업은 물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같은 연구기관도 함께 참여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라그랑주 L4 탐사선을 공개한 KAI가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라그랑주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무중력 상태에 가까워지는 곳이다. 이 곳을 이용하면 안정적인 위치에서 우주 관측이 가능하다. 라그랑주점은 L1부터 L5까지 총 5곳이 있는데, 아직 L4는 탐사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라그랑주 L2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KAI가 공개한 탐사선은 개념 연구를 통해 만든 ‘형상안’ 수준이지만, 우주과학 임무를 사업화한다는 계획의 일환이라는 의미가 크다. 탐사선에는 13개의 탑재체가 실려 태양 활동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 원장은 “태양과 지구를 관측하는 장비를 양쪽에 배치해 동시에 관측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며 “태양 활동에 따른 지구 자기장 변화를 예측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가 우주과학 임무 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발사체인 누리호, 지구관측 위성을 개발하기도 했으나 태양 관측은 순수 과학 임무에 가깝다. 하지만 태양 활동이 강해지면 지구에서는 통신 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관측 데이터를 판매하는 방식의 사업도 가능하다고 KAI는 전망했다.

KAI 관계자는 “우주 탐사 영역도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점하려는 의도로 탐사선 개발도 계획했다”며 “태양 탐사를 사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균(왼쪽) 보령 대표가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에게 우주의학 실험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미국의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에 설치될 예정이다./부산=이병철 기자

보령과 스페이스린텍은 이날 우주의학 플랫폼 기술을 선보였다. 우주 유인 탐사와 달·화성 거주 시대가 다가오면서 우주의학도 기업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제약사인 보령은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협력해 우주제약을 위한 우주정거장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전시 부스에는 모듈을 재현해 우주 의학 실험이 이뤄지는 방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이미 해외 우주 기관들은 우주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사업에 참여한 국가들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민간 우주정거장은 누구나 갈 수 있어 이미 튀르키예,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도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체적인 우주정거장 건설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며 “민간 우주정거장이 활성화되면 한국 모듈을 만들어 붙이거나 한국 자체 정거장을 건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페이스린텍은 미세중력 환경을 지구에서 재현하는 드롭타워와 우주의학 실험용 위성, 우주정거장용 모듈을 공개했다. 드롭타워는 강원 정선과 태백에 있는 폐광 갱도를 활용한 미세중력 실험 시설이다. 실험 장치를 자유낙하시켜 우주와 같은 무중력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스페이스린텍 관계자는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하는 ‘형질 주입’의 성공률을 높이는 실험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동물 실험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전시한 성층권 드론. 내년까지 탑재체 20㎏, 비행 시간 30일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성 통신을 중계해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할 수 있게 도와 6G 상용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부산=이병철 기자

항우연은 누리호, 위성과 함께 30일 이상 성층권에서 비행하며 임무수행이 가능한 드론(무인기) 기술을 선보였다. 2022년부터 시작한 ‘성층권드론기술 개발사업단’으로 개발 중인 이 드론은 지구 관측, 통신 중계에 활용된다. 항우연은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두 차례에 걸쳐 기술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오수훈 항우연 성층권드론기술개발사업단 단장은 “현재까지는 탑재체 3㎏, 비행시간 53시간을 달성했으나 최종적으로는 탑재체 20㎏, 비행시간 30일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성층권 드론에 기업들이 필요한 탑재체를 실어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층권 드론은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을 활성화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위성을 이용한 통신을 드론으로 중계해 데이터 전송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드론을 이용하면 별다른 수신기 없이도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오 단장은 “스타링크의 저궤도 통신 위성도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이 안돼 수신기가 필요하다”며 “드론을 이용하면 직접 통신이 가능해져 위성 통신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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