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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터뷰]
美 하버드대 공부 마치고 4월 귀국
반도체·AI 책 출간하며 본격 목소리
"반도체·AI 분야서 중기에 기회 줘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시 중구 센터원 빌딩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5차 혁명 대전환 시기, 중소벤처기업에 판 깔아줘야 한다.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진단한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전략이다. 변화 속도가 상당히 빠른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과감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기부 장관 시절 경험과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에서 반도체와 AI를 공부하는 시간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4월 미국에서 돌아온 뒤 반도체, AI, 중소기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대외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는 박 전 장관을 만났다.

예산 위해서라면...기재부 사무관과 소통한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시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용주 인턴기자


박 전 장관의 시각을 이해하기 위해선 장관으로서의 시간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청에서 부로 승격한 중기부의 위상을 1년 만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판단의 근거는 예산 확보 결과물. 박 전 장관이 취임한 뒤 처음 편성된 2020년 중기부 예산은 2019년에 비교해 31.3%(3조2,000억 원) 늘어난 13조5,000억 원이었다.

드라마틱하게 예산 규모를 키운 비결을 묻자 박 전 장관은 유연한 태도를 꼽았다. 중기부 내부에서는 토론의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었다. 그는 "장관, 차관, 국실장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문화에 익숙한 공무원 조직의 회의에서 가능한 한 내 말을 줄였다"며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현안을 함께 인식하고 장단점을 파악하게 된 데다 업무 효율도 덩달아 좋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와 소통할 때는 보통 장관끼리 교류하는 관습에서 벗어났다. 그는 "예산 확보를 위해서 기획재정부 담당 사무관과 직접 통화하고 담당자를 초대해 중기부 현안을 브리핑했다"며 "이 과정에서 기재부 사무관이 예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중기부 입장에선 고쳐야 할 내용도 알 수 있게 돼 이를 손본 뒤 예산 확보로 이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기회 발굴할 '유연한 문화' 국내 기업에 필요"

박영선(오른쪽)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 글로벌 명예대사'로 위촉됐다고 8일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자신이 경험한 유연함의 효과가 기업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업 문화가 유연해야 다양성을 받아들이기 쉬운데 경직된 한국 기업들은 다양성 수용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기부 장관 시절 아쉬운 경험을 언급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제안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 추진되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은 적극적이었다고 박 전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암은 제안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왔다"며 "이때 암과 협업해 탄생한 스타트업이 리벨리온과 퓨리오사"라고 말했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는 이후 국내 AI반도체 업계를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작은 기업과도 당장 협업할 수 있는 암의 태도가 유능한 스타트업을 발굴해낸 것이다. 박 전 장관은 "암과 리벨리온, 퓨리오사의 협업에서 보듯이 AI 시대에는 우리 중소벤처기업에도 반드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산업계 전반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의 필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그는 "특히 반도체 및 AI 분야에서 중소벤처기업들에 기회를 골고루 줄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는 누군가는 계속 내야 한다"고 했다. 1월 '반도체 주권국가'를 출간하고 6월에는 새로운 책 'AI, 신들의 전쟁'을 서점가에 내놓은 것도 이런 생각의 표현이다. 박 전 장관은 2일부터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글로벌 명예대사 활동도 시작해 국내 중소기업들에 각종 통상 현안과 글로벌 진출 등을 조언할 계획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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