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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측 행정관 소환서 진술 확보
코바나→관저→대통령실 잠정 추론
방치한 가방이 관저로 간 경위 '의문'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5주년 정상회의 등 미국 안보 순방을 마치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명품가방을 어떤 식으로 보관·관리했는지를 보여주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김 여사가 이 가방을 개인 사무실과 관저 창고에 방치했으며, 따로 만지거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술의 요지다. 검찰은 확보된 진술과 명품가방 이동 경로 등을 통해 전후 경위를 살핀 후, 김 여사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3일 대통령실 소속 행정관 유모씨로부터 "김 여사가 '쓸 만한 물건도, 받을 만한 물건도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가방을 돌려주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최 목사는 2022년 9월 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에게 디올 가방을 건넸다. 최 목사가 돌아간 뒤 김 여사는 '선물 취지가 수상하다'며 유씨에게 선물을 풀게 해 내용물을 확인한 뒤 '반환'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최재영 목사가 건넨 디올백의 이동 경로. 그래픽=박구원 기자


김 여사 지시 후 가방이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대한 진술도 있었다. 유씨가 김 여사 지시를 즉시 이행하지 않아, 가방은 한동안 코바나 사무실에 보관됐다고 한다. 이 가방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윤 대통령 부부가 영국 순방 중이던 지난해 11월 22일, 언론에서 '명품백 수수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며 김 여사 측 반론을 요청했을 때다.

이후 김 여사 측은 이 가방을 한남동 대통령 관저(11월 7일 입주) 창고에서 발견했고, 대통령실 판단을 거쳐 용산 대통령실로 이관했다고 한다. 이런 진술 등을 종합해 검찰은 가방이 '코바나 사무실→한남동 관저→대통령실' 순서로 옮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당시 가방이 바로 최 목사에게 반환되지 않은 건 유씨의 과실 탓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은 그간 명품가방에 대해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대통령실에 보관 중"이라고만 언급하고, 대통령실까지 오게 된 경로에 대해선 함구했다. 야권 등에선 '가방을 사용하다 문제가 되자 대통령실로 옮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 등을 바탕으로 가방의 이동 경로와 보관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수사 결론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김 여사 혹은 윤 대통령이 처벌 대상이 되려면 김 여사가 '공무원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이나 이익을 받았거나'(알선수재),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대통령 직무 관련 금품 수수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정황'(청탁금지법 위반)이 확인돼야 한다.

김 여사가 가방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보면 범의(범죄의 고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전직 검사는 "대가성과 직무관련성도 중요하지만, 범의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실관계가 맞다면 김 여사의 영득 의사(남의 금품을 자기가 챙기려는 마음)에 대한 검찰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씨가 김 여사 사람이라는 점, 코바나에 '방치'했다던 가방이 관저까지 옮겨졌다는 점 등 신뢰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어, 국민이 납득할 수사 결과를 내놓기 위해선 검찰이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의문점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측이 뒤늦게 명품가방 수수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대응 논리를 고민하느라 설명을 주저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대통령실은 최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올해 말까지 관할 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고, 이때 대통령기록물 여부도 판단할 것'이라며 수사 등을 이유로 판단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년 기록물 생산 현황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대응했으면 불필요한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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