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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웨일 코넬 의대, 소변 여과 시스템 개발
삼투현상 이용해 소변 불순물 걸러내
‘24시간’ 우주복 착용할 달 탐사에 필수


영화 ‘듄’ 스틸컷. 주인공들은 체액을 물로 바꾸는 '스틸슈트'을 입고 있다./워너 브러더스 픽처스


영화 ‘듄’에는 메마른 사막 행성 아라키스에서 살아가는 종족 ‘프레멘’의 독특한 의상이 나온다. 소변과 땀, 콧물 같은 체액을 깨끗한 물로 바꿔주는 ‘스틸 슈트(Still suit)’다. 물이 귀한 척박한 행성에서 수분을 원활히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 연구진이 스틸 슈트처럼 소변을 물로 바꾸는 우주복을 개발했다. 크리스토퍼 메이슨(Christopher Mason) 미국 웨일 코넬 의대 교수 연구팀은 “소변을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하는 우주복을 개발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 인 스페이스 테크놀로지(Frontiers in Space Technology)’에 지난 1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우주복은 속옷 안의 실리콘 컵으로 소변을 수집한다. 소변은 진공 펌프에 연결돼 여과 시스템으로 흘러간다. 소변을 정화하는 시스템은 가로 38㎝, 세로 23㎝, 높이 23㎝로 휴대하기 편한 크기다. 무게도 8㎏으로, 무겁지 않다.

여과 시스템은 자연적인 삼투 현상을 이용해 염분과 암모니아, 요산을 분리해 우주복의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 삼투 현상은 농도가 다른 두 용액이 있으면 액체가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배추 속에 들어있던 물이 빠져나가 숨이 죽는 것도 같은 원리다. 삼투압보다 높은 압력을 가하면 반대로 농도가 높은 소변에서 물이 빠져나온다.

크리스토퍼 메이슨(Christopher Mason) 미국 웨일 코넬 의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소변을 물로 바꾸는 우주복 모습./Claire Walter

이 우주복을 활용하면 소변 500ml를 수집하고 정화하는 데 5분이면 충분하다. 연구팀은 수집된 소변의 최소 75%를 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우주복의 성능과 편의성을 확인하기 위해 오는 9~11월쯤 자원봉사자 100명을 모집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우주비행사들은 ‘최대 흡수성 의류(MAG)’라는 일종의 성인 기저귀를 차고 탐사 활동을 했다. 우주인들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평균 6시간 26분 정도 우주 유영을 한다. 이때 소변이 MAG에 흡수되지 않고 새는 바람에 우주인들이 요로감염에 걸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기존 우주복에는 물을 1L만 저장할 수 있어 우주인이 긴 시간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어려웠다. 배변과 수분 공급 문제를 줄이기 위해 우주 유영 전에는 음식 섭취를 제한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미국의 유인 우주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새로 개발한 우주복이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오는 2026년 아르테미스 3호 임무로 우주비행사들을 달 남극에 착륙시킬 예정이다. 달 탐사에 나서는 우주인은 최소 10시간에서 24시간 우주복을 입어야 하는 만큼 배변 처리 시스템은 필수적이다.

메이슨 교수는 “영화 ‘듄’처럼 사막 행성이 아니더라도 새로 개발한 우주복은 우주비행사에게 더 나은 탐사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실제 우주 임무에 배치되기 전에 여과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Frontiers in Space Technology(2024), DOI: https://doi.org/10.3389/frspt.2024.1391200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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