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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전당대회 가보니]
곳곳 무장 경찰 배치 경계 강화
정적 헤일리도 연설자로 나서
"트럼프측 통합 행보" 관측도
바이든 "과열된 선거전 식혀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주변에 14일(현지시간) 대규모의 경찰 병력이 집결해 있다./AFP연합뉴스

[서울경제]

14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미첼 공항에서 공화당 전당대회(RNC)가 열리는 ‘파이서브 포럼’까지 가는 길은 이중·삼중의 보안 장벽을 통과하는 시험의 연속이었다. 차를 타고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서브 포럼 주변으로 들어섰지만 도로가 차단돼 행사장 근처로는 진입조차 할 수 없었다. 주변을 몇 번이나 빙빙 돌다 진입로를 지키던 경찰에게 “전당대회를 취재하러 온 기자”라고 설명한 끝에야 장벽의 맞은 편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전당대회 행사장은 마치 밀워키 내 공화당 ‘특별 구역’ 같은 모습이었다. 2미터 이상 높이의 철제 펜스와 차단 벽이 설치됐고 곳곳에는 완전 무장한 경찰들이 배치됐다. 프레스센터에 들어설 때도 금속 탐지기로 몸수색을 받고 가방도 맡겨야 했다.

삼엄한 보안 속에 행사장에 속속 도착한 공화당원들은 전날 총기 테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살아남은 것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행사장 보안 검색대에서 만난 밥 쿤스트(82) 씨는 “그는 죽을 수도 있었지만, 신이 개입했고 살아남았다”며 “나는 이것을 (사실상의) 선거 승리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이 선거를 또 훔쳐가지만 않으면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쿠바 출신으로 이번 전당대회 대의원으로 참석한 또 다른 공화당원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이후 ‘싸우자’라고 세 번 외친 것과 관련해 “우리 권리를 위해 싸우고, 미국을 위해 싸우자는 것”이라며 “미국은 자유로운 나라다. 그것이 우리가 이 나라에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피격 사건은 한층 강력한 ‘지지층 결집’을 이뤄내며 당원들의 열성적인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원만 참석할 수 있는 이번 전당대회를 위해 최소 5만 명이 밀워키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행사장 인근에서 트럼프 지지 집회도 열릴 예정이라 운집 인파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내부의 행사장 모습/윤홍우 기자


이 같은 기세를 몰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다. 당초 보수 지지층을 겨냥했던 대선 후보 공식 수락 연설문도 ‘국가의 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그는 피격 이후 처음 가진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이제는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며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이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피격 직후 대피 중 손을 번쩍 들어 올렸던 것을 두고도 자신과 이 나라가 괜찮을 것이라는 것을 그들(군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이날부터 18일까지 경제, 이민·범죄, 외교·안보, 국정 전반 등의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마지막 날에는 전당대회의 ‘백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2기 비전을 밝히게 된다. 이에 앞서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발표되는데 전당대회 첫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데이비드 보시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일(15일) 밤 밀워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가 이곳에서 받게 될 환영은 매우 감동적이고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전당대회 연설자로 총출동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트럼프가 아닌 바이든”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이 주장해온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프레임에 역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연설자 명단에는 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J D 밴스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을 비롯해 대표적 친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 등이 포함돼 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AP연합뉴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각을 세웠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도 16일 전당대회 연설자로 나선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번 전당대회에 초청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던 헤일리 전 대사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을 두고 총기 피격 이후 정치적 탄력을 받은 트럼프 측이 당내 통합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와 불화설까지 돌 정도로 은둔 행보를 보여온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전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저녁 백악관에서 실시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 민주주의에서 이견은 불가피하고 인간 본성의 일부기도 하지만 정치가 문자 그대로 전쟁터나 ‘킬링필드(대량 학살 현장)’가 돼서는 안 된다”며 선거전의 과열을 식히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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