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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나라스페이스 공동 기획
푸틴 방북한 지난달 서해위성발사장 변화
발사장 외부로 새 도로 만들며 물자 수송
나진항, 러시아 석탄 수출로 열어준 듯


북한이 지난해 5월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조선중앙통신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관측한 모습. 지난달 4일과 30일을 비교했을 때 1발사장 주처리 건물과 장야동 방향 도로에서 차이를 보였다./나라스페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을 직접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러시아와 북한은 동맹 강화를 천명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서방 세계와 단절된 러시아가 북한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는 모습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었다. 공동 군사훈련과 과학기술 분야 협력이 주요 내용이다. 북한의 군사력과 러시아의 과학기술을 맞바꾸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5월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을 실은 발사체는 액체연료로 케로신(등유)을 사용했다. 북한이 주로 사용하던 액체연료 하이드라진이 러시아 로켓에 쓰이는 연료로 바뀐 것이다.

나라스페이스 어스페이퍼팀은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이 본격화된 이후 북한의 우주 분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북한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의 변화를 분석해 15일 공개했다. 북한 발사장은 지난달 푸틴 대통령 방북 전후로 확연한 변화가 관측될 만큼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주처리 건물 모습. 지난달 4일과 17일을 비교했을 때 주처리 건물 지붕과 주변 공터에 변화가 있다./나라스페이스

가장 큰 변화는 제1발사장이다. 1발사장은 원래 ICBM을 발사하기 위해 건설됐지만, 정찰위성 발사로 시설 운영 목적이 변하고 있는 곳이다. 북한은 올해에만 군사정찰위성 3기를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국방 분야 전문가들은 정찰위성 발사에 사용되는 로켓 기술을 러시아에서 이전받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스페이퍼팀은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가 운용하는 에어버스DS의 지구관측 인공위성으로 1발사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달 4일과 같은 달 17일 1발사장의 주처리 건물을 중심으로 변화가 감지됐다. 주처리 건물은 발사체를 총조립하는 시설이다. 북한은 2주 정도의 기간에 주처리 건물의 지붕 색을 바꾸고, 바로 옆에 가로 35m, 세로 40m 크기의 공터를 만들었다. 최근 수직엔진시험대 주변에선 연소 시험을 한 듯한 그을림이 발견됐다.

북한은 지난해 1발사장에서 동남쪽으로 2.7㎞ 떨어진 곳에 제2발사장을 설치했다. 2발사장에서는 지난해 정찰위성 발사가 이뤄졌다. 1발사장 공사는 새로 만든 2발사장을 두고 1년 정도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갑자기 진행된 것이다. 반면 지난달 2발사장은 큰 변화를 확인할 수 없었다. 북한이 새로운 우주기술을 1발사장을 중심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를 지구관측 위성으로 본 모습. 지난해부터 도로와 수평엔진시험대가 새로 설치됐다./나라스페이스

서해위성발사장과 북쪽에 있는 장야동을 잇는 도로도 건설 중이다. 북한은 2020년부터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에 도로를 내고 수평엔진시험대를 추가로 만드는 등 기반시설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발사장 내 시설뿐 아니라 외부로 도로를 만들어 로켓엔진 시험과 발사 준비에 필요한 물자를 신속하게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스페이퍼팀은 “북한은 지난해 5월 우주 발사체 ‘천리마 1형’ 발사 이후 서해위성발사장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행보는 위성 발사나 로켓 발사를 위한 사전 작업이거나 기존 발사 시설의 기술적 향상에 따른 변화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우주기술을 받으면서 군사력만 아니라 수출 통로도 열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스페이퍼팀은 함경북도 나선특별시에 있는 나진항을 추가 분석해 러시아의 석탄 수출 동향을 분석했다. 나진항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지린성과 인접한 곳으로 러시아의 대(對)중국 석탄 수출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북한 함경북도 나선특별시 나진항의 모습. 지난달부터 야적된 석탄량이 늘고, 오가는 선박의 수가 많아졌다./나라스페이스

어스페이퍼팀이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지구관측 위성 센티널(Sentinel) 시리즈가 촬영한 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지난 5월부터 나진항에 야적된 석탄량이 급격히 늘었다. 특히 지난달 초순부터는 나진항을 오가는 선박도 확인됐다. 나진항에 지난달 2일 입항한 선박은 길이 180m 정도의 대형 선박이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일에도 나진항에서 물자를 싣기 위해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다.

나진항에서는 지난해에도 러시아 소속으로 보이는 선박이 오갔다. 당시 북한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무기 거래를 하고 있다는 국제사회 비판이 일자 선박 출입은 지난해 말부터 줄었다. 하지만 이번 군사동맹을 계기로 선박 출입이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9일 러시아 현지언론은 지난 4월부터 ‘하산-나진’ 육로를 통해 러시아의 중국 석탄 수출이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어스페이퍼팀은 “북한과 러시아 조약이 새롭게 체결되면서 두 나라의 군사적·경제적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북한 동향을 파악하면 신속한 대책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나라스페이스 어스페이퍼 https://ep.naraspace.com/

수년 전만 해도 하루 한번 같은 장소를 찍기 어려웠지만 저가 발사체가 늘어나고 소형위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 감시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국방 분야는 물론 재해와 재난 감시, 손해 사정, 산업 동향 분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위성 영상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 위성 서비스 기업 나라스페이스와 조선비즈는 우주 데이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우주경제 시대를 앞두고 인공위성 영상 데이터와 국방과 산업,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접목해 분석하는 ‘위성으로 본 세상’과 ‘위성으로 보는 경제’라는 ‘스페이스 저널리즘’ 시리즈를 매주 공개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 조선비즈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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