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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사물함 위에 가운이 올려져 있다. | 연합뉴스


의대 수업이나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의대생·전공의의 신상을 텔레그램에 공개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확산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가 수업 거부중인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한 당근책을 냈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15일 의대를 둔 40개 대학에 텔레그램에서 수업 복귀 학생의 신상을 공유하는 이들에 대처하고, 신상이 공개된 의대생을 보호하라는 취지를 담은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별 학교에 설치한 복귀지원센터 등을 통해 학생 보호조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 7일 텔레그램에는 ‘감사한 의사-의대생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대화방이 개설됐다. 이 대화방에는 지난 11일부터 수업에 복귀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의 학년과 이름, 소속 학교가 올라왔다.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들의 신상도 함께 공개됐다. 제목에 붙인 ‘감사한’은 의료 현장과 학교에 남은 의대생·의사들을 사실상 조롱하는 표현으로 보인다. 이 대화방은 이날까지 주소를 바꿔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상황을 인지하고 수업과 현장에 복귀한 의대생·전공위 신상공개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지난 3월에도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제목으로 현장에 남아 있는 전공의 명단이 돌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수업에 복귀한 의대생들이 위협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한양대 의대에서 수업 거부를 강요했다는 제보를 접수받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의대 수업에 복귀한 학생에게 전 학년 대상으로 공개 대면 사과를 하게 하고, 단체수업 거부를 강요한 혐의로 한양대 의대생 6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교육부는 지난 5월 말에도 충남대·건양대·경상국립대 의대에서 집단 강요 행위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수업에 참여한 의대생을 압박하는 행동이 이어지면서 의대를 둔 대학의 고민도 싶어지고 있다. 한 국립대 기획처장은 “학생인 의대생들마저 매우 폭력적인 방법으로 동료 학생들을 대한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학생들 각자의 사정과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데, 집단행위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올해 유급을 피해야 하는 개인 사정이 있는 의대생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의대생들의 집단 행동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유급은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면서 의대생들에게 ‘당근책’을 제시해왔지만, 이는 오히려 다수의 의대생에게 유급 부담을 줄여줘 집단 행동의 빌미만 줬다는 것이다. 장기간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진열이 유지되면서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을 공격할 응집력도 더 커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과 관련해 “저희(교육부)는 계속 채널을 열어놓고 대화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과 공식적으로 대화는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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