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탄을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치켜들고 지지자들을 향해 "싸워라(Fight), 싸워라, 싸워라"고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격 암살 미수 사건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뒤 “이것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가 함께 뭉칠 기회”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언론 워싱턴이그재미너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당대회 연설을 완전히 다시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15일부터 18일까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18일 대선 후보 공식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가장 믿기 어려운 연설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며 기존 연설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초점을 맞춰 준비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며 “역사의 요구에 맞는 연설이 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기회이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피격 순간을 떠올리며 당시 자신이 화면을 보느라 몸을 돌린 덕택에 살았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좀처럼 군중에게서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 만약 그 순간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오늘 얘기를 나누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런 현실이 이제 막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직후 비밀경호국(SS)이 자신을 무대에서 대피시키던 상황에서 군중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올렸던 것과 관련해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OK)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굴러가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와 단독 인터뷰에선 “암살 공격에서 살아남은 건 ‘초현실적인(surreal)’ 경험이었다. 나는 정말 죽을 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오른쪽 귀를 덮은 흰색 붕대를 가리키며 “의사가 이런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기적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날 무대에서 끌어낸 뒤에도 지지자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요원들이 안전하지 않으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단상 밑으로 엎드렸을 때 “내 신발 좀 챙기겠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웃으면서 “에이전트들이 나를 너무 세게 눕혀서 신발이 벗겨졌다”면서 말했다.
아울러 그는 비밀경호국이 총격범을 사살한 것을 영웅적 행동이라고 칭찬하며 “요원들은 (총격범의) 눈 사이를 한 발로 정확히 쏴서 그를 죽였다”며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