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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D-1
‘트럼프 피격’ 충격과 당선 희망 교차
14일 밀워키의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 구역에서 경찰관들이 시위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선거는 어제 끝났어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각) 행사 장소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대형 실내경기장 파이서브 포럼 앞에서 만난 60대 여성 테리 카스트로는 총격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기정사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사건으로 충격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 같던 사람도 이 사건을 보고 투표장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지지자들, 무단 월경에 “국가 안보 문제”

카스트로와 함께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응원하러 온 친구 로빈 랭크퍼드는 “몇년 동안 이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진보주의자들과 민주당의 독설과 혐오 발언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총격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악마화’ 탓이라는 공화당 일각의 주장에 동조하는 말이다.

두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는 “국가 안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멕시코 국경의 무단 월경자 급증은 ‘이민’이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라고 했다. 두 친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후에 밀워키에 도착한다는 말에 “정말이냐”며 기쁜 표정을 짓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의 공화당 전당대회 준비 모습. UPI 연합뉴스

14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주행사장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실내경기장 파이서브 포럼에 대회를 알리는 문구와 깃발이 내걸려 있다.

미국 전역에서 밀워키로 몰려든 공화당 대의원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충격’과 ‘희망’이라는 모순된 감정과 반응이 교차했다. 기대를 한몸에 받는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는 끔찍하지만 그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더 확실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행사 관계자는 “총격 사건으로 행사 차질 가능성을 걱정했는데 예정대로 열려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중, 삼중, 시멘트 바리케이드까지

전당대회 관련 행사 수십 개가 열리는 실내경기장 등이 모여 있는 지역을 비롯해 밀워키 시내 분위기도 마찬가지로 삼엄함과 축제 분위기가 섞여 있었다. 행사 지역에는 몇 개 블록에 걸쳐 철망과 바리케이드로 이중, 삼중으로 방어막이 쳐졌다. 차량 돌진을 막으려는 듯 차도와 인도의 경계에는 시멘트 바리케이드가 촘촘히 놓였다.

행사장 출입자 관리도 매우 엄격했다. 취재진 등은 보통 3개 정도는 출입증을 받아야 주요 공개 행사를 참관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인디애나주, 플로리다주, 수도 워싱턴 등 미국 전역에서 모인 경찰관들은 마치 연합군처럼 제각각 다른 제복을 입고 이리저리 몰려다녔다. 5만명이 모인다는 행사인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까지 겹쳐 분위기는 더 살벌하게 느껴졌다. 뉴저지주 교정국 제복을 입은 한 경찰관은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한쪽에서는 방패를 든 경찰관들이 차로를 틀어막고 시위 진압 훈련을 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행사 구역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 기대에 들뜬 공화당원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이어졌다. 길거리에는 가족끼리 온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토론회와 기념행사 등이 이어졌고, ‘맥주의 도시’ 밀워키 시내의 여러 맥줏집에서는 각 주별 대의원들이 모여 파티를 열었다. 상점들은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를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고 경쟁했다.

‘민주당 도시’ 밀워키는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유치했지만 코로나19 감염확산 사태로 대폭 축소되는 바람에 경제적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날 저녁 미시간호 수면에서는 화려한 불꽃이 전당대회 전야를 밝혔다.

밀워키/글·사진 이본영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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