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이웃의 식사를 챙기러 가던 길에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5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15일 송경순(59) 씨가 지난 3월 19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우, 좌), 폐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송 씨는 지난 3월 5일 이웃이 식사를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식사를 챙겨주러 가던 길에 계단에서 실족해 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다시는 깨어나서 함께 할 수 없다면 어디선가라도 같이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에 동의했다고 기증원 측은 설명했다.

유족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에서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송 씨는 활발하고 가족과 이웃에게 늘 따뜻한 사람이었으며 음식을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는 것을 좋아했다.

밝게 웃으며 즐겁게 사람을 대하는 쾌활한 성격으로, 불우한 아동을 돕는 후원을 해왔고 시간이 날 때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나섰다.

송 씨의 딸은 "엄마,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친구들 많이 사귀고 행복하게 잘 지내. 우리 엄마 해줘서 정말 고마워. 엄마 사랑해"라고 작별의 말을 건넸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우, 좌), 폐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린 송경순(59) 씨. [사진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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