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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별세한 배우 섀넌 도허티가 2019년 8월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폭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1990년대 미국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로 인기를 끈 배우 섀넌 도허티가 5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도허티의 홍보담당자는 도허티가 수년간의 암 투병 끝에 지난 13일 숨졌다고 밝혔다.

도허티는 2015년에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년 뒤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20년 암이 재발해 전이됐으며 4기 판정을 받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암이 뇌로 전이돼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암 투병기를 공유해 왔으며, 최근 에피소드는 이달 8일 방송됐다. 그는 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앞으로 2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벌어서 은행에 저축하고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미래의 계획을 얘기했다. 하지만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 결국 이런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게 됐다.

섀년 도허티가 2016년 암투병 중 공식석상에 나온 모습. AFP=연합뉴스

1971년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난 도허티는 어린 시절 가족을 따라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한 뒤 10세 때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여러 TV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다 1990년대 LA의 부촌 베벌리힐스를 배경으로 한 청춘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브렌다 월시를 연기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개 시즌에 걸쳐 방영돼 미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지상파 방송을 통해 초기 시즌이 방영됐다. 다만 도허티는 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자주 지각하고 일부 출연진과 갈등을 빚으며 결국 1994년 '시즌 4'가 끝날 무렵 하차했다.

이후 '올모스트 데드'(1994)와 '몰래츠'(1995) 등 영화에 나왔으며, 1998년에는 '베벌리힐스…'를 만든 유명 제작자 애런 스펠링의 또 다른 인기 드라마 시리즈 '참드'(Charmed)에 출연했다.

10대 때부터 큰 인기를 누린 그였지만 사생활 문제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1997년에는 한 남성과 말다툼 중 자동차 앞유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쳐 부순 혐의로 법정에 섰고, 2001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

인기 절정이었던 1993년에는 배우 애슐리 해밀턴과 결혼했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했다. 2003년 포커 플레이어 릭 살로몬과도 짧은 결혼 생활을 했다. 2011년 사진작가 커트 이스와리엔코와 결혼해 12년간 함께했으나 지난해 이혼을 신청했다.

도허티는 최근 몇 년 사이엔 암 환자들을 상대로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투병 중이던 2021년 암 환자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내 평생의 리스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도허티는 "(나처럼) 4기 암을 진단받은 사람도 생동감 넘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며 "나는 절대로 불평하지 않는다. 지금 시점에서는 내 삶의 일부"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선 "살아가기, 사랑하기를 아직 끝내지 않았다. 여전히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올해 1월 팟캐스트를 통해 "하루하루가 선물이라서 희망은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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