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주면서도 수수료가 적은 방향으로 전략을 펼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인공지능(AI)에 관심이 많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경영학회(AIB)에서 ‘올해의 국제최고경영자상’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조직 전반에 걸쳐 지능형 AI 플랫폼을 장착하고, 이를 업무 전반에 걸쳐 활용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 회장의 이런 발언은 일찍부터 퇴직연금에 공들여온 미래에셋의 방향성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사람이 아닌 AI를 통한 퇴직연금 투자 서비스가 시작되는데, 그 영역도 미래에셋이 장악해 400조원 규모 퇴직연금 시장에서 자사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선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과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 뉴스1

퇴직연금 전용 AI 투자 일임 알고리즘 연내 상용화
15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 일임 서비스가 도입된다. 현행 규정상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작년 7월 기획재정부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하면서 AI를 통한 투자 일임 사업의 길이 열렸다.

미래에셋은 이 신시장을 가장 빠르게 준비하는 금융투자사 중 하나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일임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금융위원회 산하 코스콤에서 1년간 운용심사를 거쳐야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 10월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개발을 마무리하고, 최근 코스콤의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했다. 미래에셋은 해당 알고리즘을 올해 말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발 빠른 대응 덕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KB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일임형 서비스 제휴기관 선정’ 공개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은행은 투자 일임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퇴직연금 AI 투자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일임 사업자와 제휴해야 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8조원으로,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로보어드바이저 적용할 퇴직연금 시장 176조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386조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빠른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연내 40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386조원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 규모는 확정기여(DC)형 100조원, 개인형퇴직연금(IRP) 76조원 등 실적 배당형(원리금 비보장) 상품 영역의 176조원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은 국내 금융투자회사 중 가장 일찍부터 퇴직연금에 공들여온 회사다.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2분기를 기점으로 대형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을 제치고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퇴직연금 트렌드가 확정급여(DB)형에서 DC와 IRP로 넘어가는 추세라는 점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176조원 이상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래에셋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일임 서비스와 관련해 퇴직연금 시장 적용에 주력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AI 투자 일임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관련 알고리즘을 가장 정교하게 구축하는 사업자가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자 일임 라이선스를 보유한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AI 도입에 적극 투자하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콴텍투자일임과 연금저축 계좌개설 서비스를 선보였고, 한국투자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가 랩 상품을 추천해 주는 ‘MY AI’ 서비스를 출시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265 젤렌스키의 보이지 않는 '제3전선' 여론전... 러 "하이브리드 공격" 발끈 랭크뉴스 2024.08.22
42264 헌 공 테이프 감아 쓰던 교토국제고 '고시엔 결승 기적'엔 KIA 응원 있었다 랭크뉴스 2024.08.22
42263 다음달부터 경증환자 응급실 가면 본인부담 확 늘어난다 랭크뉴스 2024.08.22
42262 "조사받을 대상이 무슨 조사?" 문체부 칼 빼자 협회 '백기' 랭크뉴스 2024.08.22
42261 폭염에 헉헉대도···우린 사람이라 그나마 다행인 건가 랭크뉴스 2024.08.22
42260 “김희영·최태원, 위자료 20억 원”…“혼인 파탄 책임” 랭크뉴스 2024.08.22
42259 아파트 흡연장서 이웃 때려 살해한 20대 남성 구속… "도망 우려" 랭크뉴스 2024.08.22
42258 공 차는 호날두, 춤추는 블핑 제니 가뿐히 제쳤다 랭크뉴스 2024.08.22
42257 고가 가방 의혹 ‘무혐의’ 총장 보고…수사심의위 열릴까 랭크뉴스 2024.08.22
42256 국회 찾은 안세영, 민주당 의원들에 ‘원만한 문제해결’ 촉구 랭크뉴스 2024.08.22
42255 거액 '코인 의혹' 김남국 전 의원, 첫 검찰 조사… 논란 1년 3개월 만 랭크뉴스 2024.08.22
42254 1973년 ‘또또사’ 김문수, 2024년 ‘태극기’ 김문수 랭크뉴스 2024.08.22
42253 경찰, 쇼핑몰 알렛츠 대표 ‘사기 혐의’ 출국금지 랭크뉴스 2024.08.22
42252 보행자 치어 숨졌는데 탑승자 3명 다 발뺌…경찰, 용의자 파악 랭크뉴스 2024.08.22
42251 검찰, ‘마약 자수’ 래퍼 식케이 불구속 기소 랭크뉴스 2024.08.22
42250 집값 불안에 4분기로 밀린 금리 인하… “소수의견 없어도 10월 단행” 랭크뉴스 2024.08.22
42249 권익위는 지금, 공직자에 선물 장려하는 중 “직무 관련 없으면…” 랭크뉴스 2024.08.22
42248 "100세대 래커칠 각오하라"…신축 아파트에 적힌 '붉은 낙서',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8.22
42247 “곧 퇴임, 누가 말 듣겠나”…‘김건희 무혐의’ 받아든, ‘무력’한 검찰총장 랭크뉴스 2024.08.22
42246 "생리공결 늘고 악용 의심" 학교 설명에도 '역풍' 커지자‥ 랭크뉴스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