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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불안이’를 어떻게 멈출지 모르겠어. 불가능할지도 몰라.” “어쩌면 이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가 봐. 기쁨이 점점 사라지는 게…”

기쁨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의 복잡한 감정선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 한 달 만에 누적 관객 수 730만명(7월 13일 오전 기준)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다. 역대 픽사 애니메이션 가운데 총 724만명을 동원하며 국내 흥행 1위 기록을 갖고 있는 ‘엘리멘탈(2023년)’을 제친 상태다.

애니메이션 주 관객층인 어린이·청소년뿐 아니라 전 연령대가 골고루 영화 관람에 나선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묘’ ‘범죄도시4′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던 영화 시장에서 다시 한번 1000만 고지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불안이(주황색)가 새로운 감정들과 함께 라일리의 감정 본부를 컨트롤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인사이드 아웃2는 13세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 ‘라일리’의 복잡한 심리와 이를 조정하는 감정 캐릭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쁨’ ‘슬픔’ ‘버럭’ ‘소심’ ‘까칠이’ 등 인간의 다섯 가지 감정을 대변하는 캐릭터를 통해 유년기의 자아 형성을 그렸던 전편과 비교해 본다면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등 낯선 감정이 새로 들어와 감정 본부에서 대립각을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최대 빌런(악당)은 새 감정들의 리더격인 ‘불안’이다. 그는 라일리의 행복한 일상을 지키려는 기존 감정들을 유리병에 가둬 본부에서 쫓아낸다.

나아가 기억 저편 좋지 못했던 기억을 열심히 옮겨 ‘나는 부족해’라는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좋은 아이스하키팀에 합격하겠다’는 라일리를 위해 불안이는 단짝친구보다는 새로운 팀 선배들과 어울릴 것을 강조한다. 또 실력이 부족한 만큼 남들보다 더 연습해야 한다며 라일리를 채찍질한다.

라일리의 감정본부에서 기쁨이와 불안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팀 합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마지막 연습 시합. 불안이의 폭주가 시작된다. 그는 동경하는 선배가 2골을 넣고 합격했었다는 소식에 ‘무조건 3골을 넣어 합격해야 한다’고 라일리를 다그친다.

팀플레이 대신 단독 득점 찬스만 노리고, 반칙까지 서슴지 않던 라일리는 끝내 페널티 존에 들어가게 되고, 숨이 가빠온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던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감정본부를 컨트롤하던 불안이가 고장 난 듯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만하다. ‘날 위한 불안이 때론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지.’ 많은 어른들이 이 장면에서 공감의 눈물을 흘린다.

영화는 복잡한 감정의 변주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불가피하며,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불안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경쟁 시대다. 무미건조한 일상에 따분하기도, 무기력하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내 안의 기쁨이의 존재를 떠올리고 소환해 보면 어떨까.

기억 저장소에 갇혔던 기존 감정들이 라일리가 어린 시절 좋아했던 ‘랜스’ ‘블루피’ 캐릭터를 만나는 장면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캐릭터 컴퓨터그래픽(CG)과 2D 캐릭터가 공존하는 장면은 이질적이면서도 신선한데, 이들은 적재적소에서 관객들을 웃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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