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후보. 대구/연합뉴스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치르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각종 비방·폭로전이 극한까지 치닫는다. 다급한 당권주자들이 의혹부터 제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의혹들은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이다. 전당대회와 상관없이 규명되어야 하고, 국민 앞에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를 향해 △여론조성팀 △사천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등 3대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는 “근거를 대라”며 맞받았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을 탈당한 친윤석열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는 메시지 4건을 공개했다. 참여연대 비방 자료와 함께 ‘요긴하게 쓰시길. 장관님께도 보고드림’이라는 내용이다. 이 ‘관계자’가 당시 한 장관과 어떤 사이인지, 실제 보고가 됐는지 등이 규명되어야 한다. 현직 장관의 여론조작 개입 의혹 제기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1월23일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에는 ‘댓글팀’에 대한 언급이 있다. 김 여사는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사실 아니고 앞으로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댓글팀’이 있으나 비방한 적은 없다는 건지, 댓글팀 자체가 없다는 건지 구분하기 힘들다. 당시 여권 내부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건 분명하다. 여론공작에 해당되는 명백한 불법 사항이므로 규명되어야 한다. 현재 문자 유출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됐는지 여부도 확인되어야 한다.

한 후보는 문자에 답하지 않은 이유로 “그 문자가 오픈되면 야당이 ‘국정농단’이라고 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다른 후보들을 향해선 “영부인이 당무를 물으면 답을 할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공개된 문자 외에도 여러차례 문자가 오갔음을 짐작하게 하고, 당시 ‘국정농단’을 우려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둘 사이 오간 문자들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국정농단’, ‘당무 개입’ 의구심을 갖게 하고선, 이를 그냥 덮고 넘어갈 순 없다.

이처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온 여러 사항들 중에는 규명되지 않으면 안 될 내용이 하나둘이 아니다. 수사가 필요한 사항들도 있을 것이다. 전당대회 끝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제 다 잊고 똘똘 뭉치자’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선 안 된다. 그동안 숨겨온 사실을 이제라도 국민 앞에 제대로 밝혀야 한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449 [단독] 숏폼 파보니 진짜…'36주 낙태' 영상에 담긴 수사 단초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8 안세영 ‘쌩’ 지나쳤던 감독…조사선 “불화? 사실 아냐”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7 [속보]서울 27일 연속 열대야, 118년 만의 최장기록···처음 겪는 ‘장기 열대야’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6 '돈 없다고 안 빌려줘'…노부모 목 조르고 물건 깨부순 패륜아들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5 ‘재앙의 전조’라는데…3.6m 심해 산갈치, 美해안 발견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4 야스쿠니 앞 “위안부 사죄” 외친 중국인…日시민 반발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3 BJ 과즙세연 ‘베벌리힐스 사진’ 논란으로 본 온라인 성 산업의 세계[이진송의 아니 근데]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2 "야, 공 똑바로 안 던져?"…이 한마디에, 내게 '괴물'이 찾아왔다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1 이낙연의 'MB 사면'과 비슷?…180도 다르다, 한동훈의 포석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40 쉿! ‘비밀의 숲’ 가을 오면 닫힙니다…단 6개월 허락된 초록의 안락 제주 한남시험림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9 [르포] '맥주병' 기자의 해상 생환훈련 체험기…"살려주세요"가 절로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8 그는 정치암살 첫 희생자다…'중도파' 송진우 피살사건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7 ‘예전 중국이 아니네’…유럽 명품 업체들 中 매출 급감으로 실적 ‘뚝’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6 어투 [서우석의 문화 프리즘]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5 [OK!제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동거인으로 무단 전입한 남자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4 엘비스 프레슬리 저택 경매에 넘긴 美여성 기소…모든 서류 날조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3 美캘리포니아주 하원, AI 규제법안 일부 완화…업계 여전히 우려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2 생활체육으로 활 쏘는 '주몽의 후예들'... 양궁 인기에 학원·카페 성황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1 ‘톤다운’ 안세영 손 내밀고 협회 연락 기다리는데... 면담도 없이 조사 착수한 협회 new 랭크뉴스 2024.08.17
44430 토요일도 낮 최고 30∼35도 무더위…전국 곳곳 소나기 new 랭크뉴스 202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