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트럼프 피격, 긴박했던 2분 재구성]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 총격 순간
팔 흔들며 떠나자 관중 “USA” 연호
“미국 공격당해” “당선됐다” 반응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연설 도중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격을 당한 뒤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를 떠나고 있다. 버틀러=AP 연합뉴스


“(국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보라.”→‘따다다닥.’

13일 오후 6시 10분쯤(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서부 버틀러에 마련된 야외 무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연설이 시작된 지 5분 좀 넘게 지났을 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입국자 수치를 보여 주는 스크린 차트를 가리키며 발언을 이어가던 순간, 문제의 ‘따다닥’ 소리가 울렸다.

“신발 챙기자” “기다리라” “싸워라”



귀를 찢는 소음과 동시에 연단 앞에 서서 연설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귀를 만진 뒤 황급히 몸을 낮추고 연탁 뒤로 숨는 장면이 중계 영상에 고스란히 잡혔다. 현장에 있던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카운티 공화당 위원 네이선 라이브너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폭죽 소리인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연발 총성이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무대 위로 다급하게 뛰어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감쌌다. 총성이 들린 지 50초가량 지나자 그는 경호 요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 총격범이 사살된 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이동할 것을 서두르는 SS 요원들에게 “신발 좀 챙기자”고 네 차례 요청했고, “기다려(Wait)”라는 주문도 네 번이나 했다. 위험천만했던 상황에서도 허공에 주먹질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시간을 번 것이다. 곧이어 “싸워라(Fight), 싸워라, 싸워라”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쪽 귀와 얼굴은 피가 잔뜩 묻은 상태였다. 여러 차례 팔을 흔든 것은 ‘나는 괜찮다’는 신호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경호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온 그는 대기 중이던 방탄 차량으로 향했다. 탑승 전 지지자들에게 손짓했고, 다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청중은 현장을 떠나는 그를 향해 “유에스에이(USA·미국)”를 연호했다. 긴박했던 약 2분이 그렇게 지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총알을 맞았다고 알렸다. 이날 그는 긴급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에서 귀에 총격을 당한 뒤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연단을 떠나며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버틀러=AP 연합뉴스


“고개 돌려 머리 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천운이었다. 차트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지 않았더라면 총알이 머리에 맞았을 것이라는 목격담이 나왔다. 하지만 관중석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다. 유세장 왼편 건물에 있던 총격범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 자리했던 참석자였다. 이 남성은 뒤통수에 총을 맞고 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청중은 이내 공황에 빠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 보이는 유세장 첫째 줄에 앉아 있었다는 에린 오텐리스(66)는 AFP통신에 “신이 나서 트럼프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독립기념일에 터뜨리는 (폭죽의) ‘펑펑’ 같은 소리가 들렸다”며 SS 요원들이 연단 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워쌌을 때에야 진짜 총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NYT는 “눈앞에서 대통령(트럼프)이 죽는 것을 보는 줄 알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는 31세 남성, “미국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맨 먼저 떠올랐다”는 지역 보수 활동가 등의 얘기를 전했다. 또 군중을 상대로 “트럼프가 오늘 당선됐다. 그는 순교자”라고 외치는 남성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에 긴급 타전된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에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피를 흘리는 얼굴이 포착된 ‘극적인’ 장면도 있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14 ‘맛 좋고, 속 멀쩡하면 그만’... 널뛰는 물가에 ‘못난이 상품’ 효자로 랭크뉴스 2024.08.27
44113 엑스레이·CT 자주 찍는 한국인 랭크뉴스 2024.08.27
44112 과학적 근거 없는 ‘기후대응댐’…“피해만 주는데 누굴 위해 짓나” 랭크뉴스 2024.08.27
44111 중학생 3명 올라탄 전동킥보드…무단횡단하다 택시 ‘쾅’ 랭크뉴스 2024.08.27
44110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은 '맑음'…최대 10곳 입성 전망[시그널] 랭크뉴스 2024.08.27
44109 아파트값 '빈부격차' 심화…상위 20%-하위 20% 가격차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4.08.27
44108 식당서 물 대신 실수로 ‘락스 물’을… 손님 구토·복통 랭크뉴스 2024.08.27
44107 대한항공 이륙 직전 고장‥제주공항 활주로 폐쇄 랭크뉴스 2024.08.27
44106 후티 공격받은 유조선, 해상 방치돼 사흘째 불타는 중 랭크뉴스 2024.08.27
44105 장년층반발 '보험료 차등인상'않아도…세대형평성 달성 묘책있다 랭크뉴스 2024.08.27
44104 [단독]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日 평균 계약 300건 ‘흥행 참패’ 랭크뉴스 2024.08.27
44103 "일제시대 선조 국적은 일본"‥극우 발언 '줄소환' 랭크뉴스 2024.08.27
44102 "혹시 우리 학교도?"... 친구·선생님 딥페이크 음란물에 전국 학교 '발칵' 랭크뉴스 2024.08.27
44101 [단독] 여권만 12개라는 北공작원 '리호남'…이재명 재판 변수됐다 랭크뉴스 2024.08.27
44100 활주로 위에서 멈춘 여객기…제주공항 지연·결항 속출 랭크뉴스 2024.08.27
44099 빗썸, 장외주식 60% 급락에 증시 입성 ‘먹구름’ 랭크뉴스 2024.08.27
44098 美 다우 최고치 경신…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나스닥은 0.9%↓(종합) 랭크뉴스 2024.08.27
44097 美, 한수원 원전 수출에 몽니…체코 반독점당국에 진정 랭크뉴스 2024.08.27
44096 겨우겨우 이겼더니 '항소'한 국가, 軍 의문사 유족은 두 번 울었다 랭크뉴스 2024.08.27
44095 [2보] 뉴욕증시 다우 0.2% 상승 마감, 역대최고치 경신…나스닥 0.9%↓ 랭크뉴스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