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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서 ‘생태교란’ 늑대거북 잇따라 발견
공격성 강해…버려진 뒤 도심공원서 번식
생태계교란 거북류 증가세…발견 시 당국에
창원에서 발견된 생태계교란 생물 늑대거북. 헌터퐝 유튜브 캡처


생태계교란 거북류 목격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한다. 최근에는 그 중 하나인 늑대거북이 경남 창원의 논에 나타났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잇따라 발견된 늑대거북 ‘번식 우려’
야생생물 전문 유튜버 ‘헌터퐝’은 지난달 29일 올린 영상에서 새끼 늑대거북을 잡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늑대거북이 창원의 한 논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주 뒤 다시 새끼 늑대거북과 늑대거북 성체를 잡았다고 제보했다.

제보자는 “이양기를 타고 가다 바퀴에 (늑대거북이) 걸렸다. 모를 심는 바늘에 박혀서 버둥거리다가 잡혔다”며 “작년 논 작업 했을 때는 이런 거북이가 나온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늑대거북이 발견된 논 상류에는 저수지가 있다고 한다. 헌터퐝은 저수지에 살던 늑대거북이 논으로 와서 터전을 잡은 것으로 추정했다.

헌터퐝은 새끼 늑대거북을 보여주며 “늑대거북은 2022년 10월 28일부로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그때부터 수입이 금지됐는데 새끼가 있다는 것은 새로 알을 낳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끼를 낳았다는 것은 붉은귀거북처럼 퍼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천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늑대거북 발견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네”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늑대거북이 위험할 수 있겠다”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키우다 귀찮다고 버리는 경우 많아
늑대거북은 늑대처럼 길게 늘어진 꼬리가 특징이다. 영역성이 강해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면 공격한다. 어류, 조류, 포유류, 양서류를 가리지 않고 먹기도 한다.

국립생태원이 2019년부터 현재까지 확인한 늑대거북 출현지는 전국 17개 지역 32건이다. 늑대거북은 통상 서식하더라도 다른 거북류에 비해 발견하기 어렵다. 민물거북과 달리 완수생거북에 해당해 일광욕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 백혜준 연구원은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거북류는 비교적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반려동물”이라며 “사육이 쉽고 비교적 손이 덜 가지만 성체가 될수록 거북이 특유의 냄새와 귀찮음 때문에 방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늑대거북은 도심 생태공원, 하천변, 수변 등에서 발견됐다”며 “2021년 기사에 의하면 전북 익산 마트 앞에서 유기된 개체가 발견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야생에서 확인되는 유체는 키우던 개체를 유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늑대거북의 산란은 2021년 도심 한복판 호수인 경기 수원 만석거에서 확인됐다. 서울 보라매공원에서도 번식이 목격됐지만 산란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생태계교란 거북류 6종.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생태 교란 거북류, 점차 늘고 있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다. 국내에는 모두 38종이 목록에 올라 있다. 파충류는 늑대거북을 포함해 리버쿠터, 악어거북, 중국줄무늬목거북, 플로리다붉은배거북, 붉은귀거북속 전종 등 모두 6종이다.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면 생물다양성법에 따라 학술연구, 교육, 전시 등의 목적으로 지방환경청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입, 사육, 양도, 양수가 금지된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목격되는 개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이 2022년 3월부터 10월까지 65개 지역 259개 지점에서 외래생물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외래 양서·파충류 11종 1427개체가 발견됐다. 파충류가 리버쿠터, 붉은귀거북, 노랜배거북, 쿰버랜드, 중국줄무늬목거북, 페닌슐라쿠터, 플로리다붉은배거북, 지도거북, 중국자라, 미동정외래거북 으로 10종이었다. 양서류는 황소개구리 1종이었다.

황소개구리가 906개체(63.49%)로 가장 많이 목격됐다. 붉은귀거북이와 리버쿠터가 각각 279개체(19.55%), 100개체(7.01%)로 뒤를 이었다. 모두 생태계교란 생물에 속한다. 국립생태원은 보고서에서 “수입 및 사육이 금지된 붉은귀거북이 지속적으로 방생될 가능성이 낮다”며 “기존에 방생된 개체군이 서식 및 산란을 통해 개체군을 늘려가는 것이 의심된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많은 종류의 개체가 목격됐다. 특히 붉은귀거북 목격 건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54개 지역 164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모두 36지역에서 14종 1515개체가 발견됐다. 더 적은 지역에서 더 많은 종이 나왔다. 오치타지도거북, 북부붉은배거북, 남부비단거북, 서부비단거북이 새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붉은귀거북이 개체수 1위를 차지했다. 33개 지역에서 728개체가 발견돼 전체의 48.05%를 차지했다. 특히 10㎝ 이하의 갓 부화한 개체가 여러 조사지점에서 관찰됐다. 번식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년도에 가장 많이 발견됐던 황소개구리는 405개체(26.73%)로 뒤를 이었다. 리버쿠터는 203개체(13.4%)가 발견됐다.

붉은귀거북이 자주 목격되는 이유에 대해 백 연구원은 “거북류가 유기되는 장소들이 보다 도심에 가깝기 때문에 발견되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생태계교란 생물인 리버쿠터. 뉴시스


발견하면 외래생물 신고센터에 알려야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생태계교란 거북류 포획에 나섰다.

충북 청주시는 지난 7일 용암동 명암 저수지와 오송읍 연제저수지에 생태계교란 거북류를 포획하기 위한 생존 유지 포획장치(트랩)를 설치했다. 청주시가 지난해 실시한 거북류 서식 실태 조사 결과 명암저수지에 토종 거북류인 자라 외에도 생태계 교란 생물인 리버쿠터, 중국줄무늬목거북, 붉은귀거북, 플로리다붉은배거북 4종과 외래종 거북인 페니슐라쿠터 등 6종의 거북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강릉시도 붉은귀거북 퇴치에 나섰다. 경포 습지 수변에 그물을 치고 주요 출몰지에는 포획 유도 틀을 설치하기도 했다.

생태계교란 거북류는 도심에서 자주 발견되기 때문에 일상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생태계교란 생물을 발견하면 지자체나 지방환경청 또는 국립생태원 외래생물 신고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또 생태계교란 거북류처럼 법적으로 관리받는 외래거북류를 사육하지 못하게 될 경우 환경부야생동물종합관리시스템으로 문의해야 한다. 일반 외래거북류의 경우 자연 생태계로 방출을 자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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