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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부친 박준철씨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기자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골프의 전설로 꼽히는 박세리씨가 오랜 기간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줬다고 밝히면서 거액의 증여세를 내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부모 빚을 대신 갚는 것도 증여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세리씨는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버지의 채무 문제는 하나를 해결하면 마치 줄이라도 서 있었던 것처럼 다음 채무 문제가 생기는 것의 반복이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세리씨는 부친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박세리씨뿐이 아닙니다. 배우 김혜수씨, 방송인 박수홍씨 등 유명인들이 가족의 빚을 대신 갚거나 가족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성공한 자식들이 부모의 빚을 외면하면 도의적 책임을 요구받기도 합니다. 채권자들은 부모가 빚을 갚지 않았다며 자식인 유명인에게 연대책임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부모가 빚을 갚지 않으면 자식인 유명인이 대신 사과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세무의 관점에서 보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박세리씨는 아버지 대신 증여세를 내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박세리씨가 재산이 없는 아버지 빚을 채권자에게 직접 갚았다면 아버지의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아버지에게 현금을 줘 빚을 갚게 했다면 연대책임을 지고 증여세를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연대납세의무, 빚 갚아준 형식에 따라 달라져

박세리씨가 부친 빚을 대신 갚았다면 원칙적으로 증여세 납부 대상은 증여를 받은 부친 박준철씨입니다. 박세리씨가 부친 빚을 10년 동안 100억원 정도를 대신 갚아줬다면, 박준철씨는 증여세 최고세율인 50%와 각종 가산세 등을 합해 최소 50억원 이상의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박세리씨가 부친을 위해 갚아온 채무액은 서류상으로만 30억원이 넘습니다. 부친이 진 빚은 그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세리씨는 2013년 SBS 예능 <힐링캠프>에 부친과 함께 출연해 “은퇴 전까지 미국에서만 (상금으로) 126억원 정도 벌었고 추가적인 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수입이) 500억원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도 “상금 대부분은 아버지 빚 갚는 데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힐링캠프> 화면 갈무리.


부친이 재산이 없어서 증여세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박세리씨가 ‘연대 납세 의무’를 져야 할지는 부친의 빚을 어떤 형식으로 갚아줬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박세리씨가 부친을 거치지 않고 제3자인 채권자에게 직접 갚았다면 부친의 증여세를 연대해 낼 의무가 없습니다. 세법상 용어로는 ‘채무면제 등의 이익’에 따른 증여이기 때문입니다. 박준철씨가 재산이 없어 증여세를 낼 능력이 없다면 국세청이 증여세를 면제해줄 수 있습니다. 증여자에게도 연대 납세의 의무를 면제해줍니다.

반면 박세리씨가 부친에게 현금을 줘 빚을 갚게 했다면 연대해 증여세를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박세리씨가 부친에게 직접 ‘현금 증여’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박준철씨가 무재산이라 증여세를 내지 못하면 박세리씨가 대신 내야 합니다.

박세리씨가 부친에게 현금을 줬더라도 빌려줬다고 주장한다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과거에 쓴 차용증이 있거나, 아버지가 박세리씨에게 빚을 정기적으로 갚았다는 영수증 등 증빙이 있다면 박세리씨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박세리씨가 무이자로 부친에게 돈을 빌려줬다면 이자에 대해 과세가 됩니다. 세법에서 정한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박세리씨가 부친에게 빌려준 돈에 4.6%를 곱한 금액이 1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과세되지 않습니다. 1000만원을 넘으면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부친이 해외로 나간다면 박세리씨는 연대 납부 의무를 질 수도 있습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수증자(증여받은 사람)의 주소나 거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증여세에 대한 조세채권을 확보하기 곤란한 경우” 보충적으로 증여자가 증여세 연대 납부 의무를 부담하도록 합니다. 박세리씨가 부친에게 현금을 줬다고 전제했을 때만 그렇습니다. 박세리씨가 채권자에게 직접 갚았다면 연대 납부 의무가 없기 때문이죠.

‘횡령’ 피해자 박수홍, 김혜수 사례는?

친형을 소속사 자금과 출연료 횡령 혐의로 고소한 방송인 박수홍씨의 경우는 어떨까요. 박씨는 재산을 불려준다는 말을 믿고 친형에게 통장을 맡겼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경희 전 한국여성세무사회장(광교세무법인 도곡지점 대표)은 “증여는 증여자가 주고 수증자가 받겠다는 의사 합치가 돼야 성립한다”며 “횡령은 범법 행위이기에 증여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김혜수씨도 2019년 모친이 거액의 빚을 갚지 않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과거 모친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김혜수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어머니는 이미 십 수년 전부터 많은 금전문제를 일으켜 왔다. 어머니가 벌인 일과 관련하여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데도 어머니를 대신해 변제책임을 떠안아 왔다”며 “2012년경 당시 전 재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어머니 빚을 다시 부담하면서 어머니와 커다란 불화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김혜수씨나 모친은 증여세를 내야 할까요. 국가가 증여세를 매길 수 있는 기간(부과제척기간)은 기본적으로 10년입니다. 즉 김혜수씨가 빚을 대신 갚아준 2012년으로부터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과세할 수 없습니다. 다만 납세자가 부정행위로 증여세를 포탈했거나, 증여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 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15년을 부과제척기간으로 합니다.

가족끼리 빌려주고 받은 돈…법원 “증빙서류 없다면 증여세 내야”가족 간에도 차용증이나 영수증 같은 증빙서류 없이 돈을 빌려주고 받았다면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https://www.khan.co.kr/national/court-law/article/202407011028001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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