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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과 정면 대결 이력…"다윗과 골리앗 싸움에 익숙"
'사람보다 유명' 녹색 재킷 SNS 별도 계정도…"극좌당·사회당 아니라 유리"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프랑스 차기 총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마린 통들리에(37) 녹색당 대표가 스타 정치인으로 떠오르며 차기 총리 후보로도 주목받고 있다.

극우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 마린 르펜 의원과 이름이 같은 통들리에 대표는 지난 7일 총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세력을 막아내고 1위에 오른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을 구성하는 정당 지도자 중 한 명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선언하기 전에는 인지도가 썩 높지 않았으나 이번 선거에서 극우 저지를 열성적으로 호소하면서 미디어 스타로 떠올랐고, 나아가 총리 후보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통들리에 대표는 르펜 의원의 지역구인 파드칼레에 속한 북부 옛 광업 도시 에냉보몽 출신으로, RN이 2014년 이곳 시의회를 장악하자 시의원으로서 RN에 맞선 이력이 있다. 그가 시의회 회의에서 RN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다가 마이크가 꺼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2012년과 2017년, 2022년 총선에서 르펜과 대결해 패배했지만, 2022년 총선에선 좌파 연합 덕에 득표율을 39%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 30일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가 1위로 돌풍을 일으키자 그는 곧장 극우의 집권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구에서 녹색당 후보들을 빼고 유권자들에게 전략 투표를 독려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는 (극우에 대한) 우려에 관한한 여느 사람보다 10년은 앞서 있었다"며 "아주 노련한 정치인조차 현실을 부인하거나 분노에 사로잡혀 패닉에 빠졌지만 나는 단호히 나섰다"고 말했다.

통들리에 대표의 지지자들은 자신보다 거대한 세력을 상대하는 것이 그의 정치적 트레이드마크라고 입을 모은다. 통들리에 대표 역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언제나 나와 통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미디어 몰고 다니는 통들리에 대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총선에서 그는 유권자들에게 극우 저지를 호소하는 미디어 캠페인에 앞장섰는데, 이때 늘 녹색 재킷을 입어 시선을 끌었다. 녹색 재킷만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이 생겨났을 정도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지난 10일 '마린 통들리에의 녹색 상의, 정치적 오브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총선 이래로 녹색당 대표의 녹색 재킷은 그것을 입은 여성만큼이나 미디어 스타가 됐다"고 썼다.

통들리에 대표는 처음에는 50유로(약 7만5천원)를 주고 중고 녹색 재킷을 샀는데 선거운동 중 해져버려 두 번째 재킷을 샀다고 한다. 더 캐주얼한 데님 녹색 재킷도 있고 겨울용 두꺼운 재킷도 있다.

그는 "처음에는 생태주의를 화두로 삼기 어려워서 녹색 재킷을 입으면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나보다 재킷이 더 유명하다"고 했다.

프랑스 브랜드인 '더 쿠플스' 녹색 재킷도 있는데 이는 395유로(약 59만원)짜리라면서 "내 옷장에서 가장 비싼 옷"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총선 이후 과반을 차지한 세력이 없고, 1위를 차지한 NFP 참여 정당 간 이견으로 누가 차기 총리가 될지 불투명하다.

통들리에 대표의 경우 NFP 내 다른 정당의 정치인보다 중도파에는 '수용 가능한' 인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투표할 때도 녹색 재킷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녹색당이 NF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나 그는 르펜은 물론이고 마크롱 정부, 좌파 간판 장뤼크 멜랑숑과 맞서온 이력으로 신뢰를 쌓으면서 예상치 못한 '파워 플레이어'로 떠올랐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과거 멜랑숑을 향해 "분열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생방송 인터뷰에서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장관이 극우 저지에 미온적이라면서 "나약하고 특권의식이 있다"고 눈물을 삼키며 직격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현재 멜랑숑의 극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올리비에 포르의 중도좌파 사회당 등 NFP의 합의를 끌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는 정부에서 경험이 거의 없고 총리직에 안성맞춤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통들리에가 총리가 되기에) 유리한 점은 경쟁하고 다투는 LFI도 사회당도 아니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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