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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커버스토리
베이비부머의 은퇴

정년 맞이하는 2차 베이비부머, 앞으로 11년간 매년 100만명씩
‘정년 연장’ 임단협 의제 오르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와 충돌
퇴직 뒤 ‘소득절벽’ 현실…“노후 준비하며 좋아하는 일 찾아야”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구직자의 모습. 연합뉴스

1963년생인 박상안(가명) 전 부장은 지난해 여름 30년 넘게 일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했다. 퇴직을 앞둔 많은 사람은 은퇴 뒤 미래를 불안해한다. 박 전 부장은 그렇지 않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은퇴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일본·미국 등에서 3년 정도를 보냈던 박 전 부장은 이들 나라의 고령화 현상을 지켜보며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를 곰곰이 생각하고 차근차근 은퇴를 준비했다. 박 전 부장은 은퇴 뒤에도 돈만을 벌기 위해 계속 일하고 싶진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적절히 돈을 벌고 싶었다. 그런 그가 눈여겨본 건, 돌봄 노동과 한국어 강의였다.

그가 돌봄 노동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돌봄 노동은 젊은층이 외면하는 일이죠. 젊은이들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에요. 그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나이 든 사람이 나이 든 사람을 돌보면 사회적 부담은 훨씬 줄어듭니다. 일시적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정부 예산을 쓰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거죠. 정부로선 예산을 줄일 수 있고, 은퇴한 사람으로선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이와 함께 박 전 부장은 평소 중국·일본·스페인어 등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외국어를 배워 다른 나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었다. 그는 은퇴 이후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조금씩 준비해나갔다. 회사에 다니면서 남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퇴직 뒤에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틈틈이 받았다. 퇴직 이후 공백기를 최소화할 수 있고, 좀 더 적합한 일자리로 옮겨가기 위해서였다. 은퇴를 앞두고 그는 한국어 교원 3등급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은퇴 뒤에도 도전을 이어나가 퇴직한 뒤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은퇴 이후 요양보호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그는 하루 3시간가량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하는 일은 어르신 돌봄 노동이었다. 활동하기 여의찮아 집에만 있는 노인을 위해 ‘이야기 친구’가 되는 일이었다. 그의 말벗은 전직 기업 임원 등이었다. 그들과 함께 하루에 3시간 정도 세계 정치와 경제 등을 놓고 얘기를 나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박 전 부장은 요양보호사가 하는 여러 일 가운데 ‘말벗’이 가장 적성에 맞았고 만족도도 높았다.

“요양보호사로 일하게 된 건, 시간을 내가 직접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은퇴한 뒤에도 풀타임 일자리를 맡게 되면 은퇴 전과 다름없이 일에 얽매이게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가 은퇴 뒤에 저에겐 맞는 일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박 전 부장은 8월 남미 페루로 떠난다. 그곳에서 한국어 교원으로, 은퇴 뒤 또 다른 삶을 시작한다. 그는 머나먼 남미에서 만날 학생들을 떠올리며 그들에게 어떻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소개할지를 매일 준비한다.

많은 이들이 은퇴 뒤 생활을 걱정하며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박 전 부장은 퇴직 뒤, 마치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생처럼 새로운 도전에 가슴이 설렌다.

경제성장률·연금시스템에도 충격


박 전 부장은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한명이다. 한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부터 1974년까지 태어난 사람으로, 이때 출생아는 한해 90만명이 넘었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는 은퇴했고, 이어 2차 베이비붐 세대(1964~74년생)도 은퇴를 앞두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는 705만명, 2차 베이비붐 세대는 954만명에 이른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18.6%다. 1차 베이비붐 세대(13.7%)보다 더 큰 규모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는 올해부터 11년간 지속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매년 100만명 가까이 노동인구로 들어왔으나, 마찬가지로 매년 100만명 가까이 노동인구에서 빠져나가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과 연금, 일자리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어지면서 정부·기업·개인 모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는 고령화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1일 발표한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1차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취업자 감소로 이어져 2015~2023년 연간 경제성장률을 0.33%포인트 하락시켰다고 분석했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4~2034년엔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은행은 60대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뒷받침되면 경제성장률 하락 폭을 0.16%포인트로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31~204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3%로 추정되는 상황이란 걸 고려하면, 이 정도의 완화 효과는 작지 않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급격한 고령화는 현재의 연금시스템에도 충격을 가한다. 노동 가능 인구 대비 고령 인구 비율이 증가하면 연금시스템 변화도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국가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우리나라 65살 이상 고령 인구는 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1천만62명)해, 전체 인구의 19.51%를 차지했다. 고령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이후 인구 고령화는 가파르게 진행된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내놓은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65살 이상 고령 인구는 2072년엔 1727만명까지 증가하고 비중 또한 2022년(17.4%)보다 2배 이상 늘어난 47.7%(2072년)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숙련노동자 중요성 점점 떨어지고

기업 현장에선 이미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따른 후유증을 앓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숙련 노동자의 구인난이 높아지자 노동조합 중심으로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청년층 일자리와 충돌한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16일 에이치디(HD)현대 그룹의 3개 조선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가 60살인 정년을 65살로 늘리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해달라는 임금단체협약 공동교섭안을 회사에 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고숙련 블루칼라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노조는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정년을 60살에서 64살로 연장해달라고 한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다시 이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삼성 11개 계열사가 참여한 삼성그룹노조연대 역시 65살 정년 연장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창립 55년 만에 첫 파업 직전까지 갔던 포스코도 당시 쟁점이 정년 연장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연말 회원사 124곳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복리후생 이외에 예상되는 쟁점을 물은 결과에서도 정년 연장(28.6%)이 가장 많이 꼽혔다. 한 대기업 인사 관계자는 “숙련공 부족 현실은 심각하지만, 장기 근속 직원일수록 더 많은 급여를 받기에 정년 연장은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더해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 채용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나니 현대차가 생산직 근로자를 뽑고 있다. 신입사원의 약 3배 정도 임금을 받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빠져나가면서 새 일자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가장 변화하는 곳은 노동시장”이라고 짚었다. 또 그는 “앞으로 자동차·철강·조선·금융 등 한국 주력 산업에서 대부분 이런 경험을 할 것”이라며 “로봇·인공지능·전기차 등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신산업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기존 인력의 노하우와 숙련의 중요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숙련도가 정년 연장 명분으로 작용하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인 셈이다.

부모·자녀 모두 부양해야 하는 현실

지난달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1동복합문화센터에서 진행된 중장년 채용설명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2의 인생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베이비부머도 적지 않다. 1965년생인 김진형(가명) 전 지점장은 은행원이었다. 2018년 시중은행에서 명예퇴직했다. 금융권에서 정년을 채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에서 두둑한 명예퇴직금을 제안해 53살에 은퇴를 결정했다.

두 아들이 대학생이어서 교육비가 드는데다, 아직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여서 새로운 소득원을 찾아야 했다. 그가 선택한 건 고깃집이었다.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았고, 개업할 수 있을 정도의 퇴직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퇴직 뒤 새로운 일자리를 빨리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여러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영업을 선택했다. 자영업을 처음 해본 그는 규모가 커야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에 솔깃해 서울 강북의 한 지하철역 주변에 큰 고깃집을 열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근처면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사전조사도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게를 열고 보니 주변에 너무 많은 고깃집과 술집, 음식점이 있더군요. 은행 다닐 때는 몰랐는데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이 정말 많더라고요.”

새로 연 고깃집에서 큰 수익이 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자는 아니었다. 위기는 외부에서 왔다. 가게 문을 연 지 1년쯤 지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다. 손님 발길은 뚝 떨어졌고 빚은 쌓여만 갔다. 결국 2022년 문을 닫았다. 이후 김 전 지점장은 대리운전 등 여러 일을 하며 4인 가족의 빠듯한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내놓은 ‘고령자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노년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로 오스트레일리아(호주·22.6%), 미국(21.6%)은 물론 영국(13.1%), 캐나다(12.1%), 이탈리아(10.3%)보다 높았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의 50%(빈곤선) 이하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어 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면 상대적 빈곤율이 7~8%포인트, 연금으로 전환하면 14~16%포인트까지 떨어진다는 추산도 있다. 이를 고려해도 노년층 상대적 빈곤율은 다른 선진국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렇게 가난한 노인이 많다 보니 우리나라 노년층의 고용률은 2022년 기준 36.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견줘 두배 이상에 이른다. 은퇴한 뒤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베이비붐 세대는 ‘마처 세대’라고도 불린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라는 뜻의 결합이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960년대생(980명)을 대상으로 웹과 모바일로 조사해 지난달 3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15%가 부모와 자녀 양쪽 모두를 부양하고 있었다. 이들은 부모와 자녀에게 월평균 164만원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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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질곡’에서 벗어난 인생 위하여

지난달 27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 위원회’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연합뉴스

은퇴를 한 사람도 걱정이지만, 은퇴를 앞둔 사람 역시 걱정이 앞선다. 은퇴한 뒤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안정된 소득이 없는 기간을 ‘은퇴 크레바스’라고 한다. 소득절벽이라는 뜻이다. 베이비붐 세대인 1955년생은 2016년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63살이 되는 1961년생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한다. 1965~68년생은 만 64살부터,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살부터 받는다. 국민연금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단행한 1998년 1차 연금개혁에서 지급 개시 나이를 단계적으로 늦추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0살에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5년 동안 국민연금을 받지 못한 채 생계를 이어나가야 한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2023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주된 노후 준비 수단이 국민연금이라는 응답이 10명 중 6명꼴(59.1%)이었다. 2005년(25.2%) 조사와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노후를 준비하지 않은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 없음’(38%), ‘앞으로 준비할 계획’(34.3%), ‘아직 생각 안 함’(19%) 차례였다.

1970년생 싱글맘 최은경씨는 은퇴가 6년 정도 남았다. 그는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쉰다. 금융회사들이 안전한 노후를 위해 생활비로 월 300만원 이상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케이비(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낸 ‘골든라이프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노후 ‘적정생활비’는 가구 기준 월 369만원으로 집계됐다. 적정생활비는 기초생활 외에 여행과 여가 활동, 손자·손녀 용돈 등을 줄 수 있는 비용이 포함됐다. 기본적 의식주 해결을 위한 비용인 최소생활비는 월 251만원이었다. 이 보고서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 사는 20대에서 70대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문제는 상당수가 이런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지난해 10월 나온 통계청의 ‘연금통계’ 결과, 2023년 8월 기준 한달에 국민연금을 60만원 미만으로 받는 비중은 73.8%에 이르렀다. 100만원 이상 받는 이들의 비중은 10.5%에 그쳤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우리나라 고령화와 노년 삶의 질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된다. 베이비붐 바로 앞세대는 은퇴 이후를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탑골공원에서 소일하거나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고, 어느 정도 수입이 있어야 새로운 시니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조언을 한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퇴직 이후의 소득절벽을 재난으로 상정하고 대응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퇴직 이전에 ‘내가 지금 퇴직한다면, 어떻게 소득절벽 시기에 대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이런 질문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보험료 같은 고정 비용을 정리할 수 있다. 급작스레 생활비를 줄이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기에 생활비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퇴직 이후 10년이 노후생활 전반을 좌우한다. 10년을 어떻게 대응할지 사전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급적 은퇴 시기를 늦추는 건 현실적인 전략이다. 홍춘욱 대표는 “우리나라 평균 은퇴 나이는 49살이고, 은퇴 뒤 새 일자리에서 받는 연봉은 은퇴 전보다 40% 깎인다. 은퇴를 되도록 늦추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은퇴 전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세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계좌를 통해 은퇴 뒤 쓸 수 있는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얼마나 가지면 은퇴 뒤에도 살 수 있을까’라는, ‘기승전+돈’이라는 질곡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노후 자금의 압박과 돈의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소비심리를 다스려야 한다. 문진수 사회적금융연구원장은 최근 낸 책 ‘은퇴의 정석’에서 “없어도 일상을 사는 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면 그 물건은 필요 없는 것”이라며 “전반부의 경제생활이 ‘벌고 쓴 다음 남으면 저축하고 모자라면 충당하는’ 방식이었다면 후반부의 경제생활은 ‘채우고 쓰는’ 방식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최고의 노후생활로 꼽으며 “천천히 가도 되지만 시동은 빨리 거는 것이 좋다”며 준비를 시작하라고 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사계절로 비유해보면 은퇴 시점은 늦가을이나 초겨울 즈음이다. 삭막한 겨울은 인간이 생존하기 힘든 계절이다. 이 계절을 잘 준비하는 이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개미가 될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베짱이가 될 수밖에 없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히트곡 ‘브라보, 마이라이프!’를 은퇴 뒤에 멋지게 부르기 위해선 은퇴 전 철저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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