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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65세 이상 치매 환자 98만 명···고령화 여파로 증가세
정확한 진단위해 MRI 등 영상검사·인지평가 병행해야
새로운 치료제 나왔지만···중증화 막는 게 최선의 치료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일리의 알츠하이머 신약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가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아두헬름(아두카누맙),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에 이어 세 번째 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신약이 나온 것이다. 유례 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알츠하이머 정복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 퇴행성 치매가 전체 환자의 약 50~60%를 차지한다. 뇌경색·뇌출혈 등 뇌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해 생기는 혈관치매가 20~30%, 나머지 10~30%가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라고 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3년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약 98만 명으로 추정됐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65세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기억장애, 지남력(오늘 날짜, 현재 시각, 본인이 있는 장소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장애, 주의력 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 파악 기능 장애, 전두엽 수행능력 장애 등과 같은 신경인지기능 이상이 주된 증상이다. 매우 천천히 발병해 경과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특징을 갖는다. 일부 환자는 초기 단계부터 우울증 등 기분장애가 동반돼 별일 아닌 것에 쉽게 화를 내는 등의 감정 변화를 보인다. 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믿는 망상, 헛것을 보는 환각, 음식이나 돈에 대한 집착이나 특정 물건들을 주워오는 행동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이전에 비해 인지기능의 변화가 있는지, 있다면 언제부터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났는지를 확인한 다음 인지기능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보호자가 환자의 증상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을 때는 환자의 인지기능 수준을 간략하게 파악하기 위해 10~15분 가량 선별검사를 진행한다. 여기서 문제가 파악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1~2시간 소요되는 종합인지기능검사가 필요하다. 치매가 아니더라도 기억력 저하가 분명하다면 6개월~1년 간격의 인지기능검사를 통해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종합인지기능검사에서 치매 또는 치매 전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확인됐다면 원인 파악을 위해 혈액검사와 뇌영상 검사를 받게 된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만으로는 치매를 진단할 수 없다. 인지기능검사를 통한 인지평가가 선행돼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 치매 치료의 근간은 중증화를 막는 것이다. 병을 없앨 수는 없지만 조기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중증 치매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시기를 연장할 수 있다. 약물이 주된 치료방법이지만 고혈압, 당뇨병, 흡연, 심장질환 등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꼭 필요한 관절과 근육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운동치료,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해 현재 환자 본인과 주변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현실인식훈련, 저하된 인지기능을 훈련하는 인지훈련 등 비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치매 환자의 현재 기능을 극대화하고 최대한 오래 보존하도록 도울 수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5~10년 이내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단과 치료 방향에 큰 혁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40대, 심지어 그 이전부터 치매의 과정이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선 청소년기에 충분한 교육을 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못한 환자들보다 치매 위험성이 낮았다. 40~50대의 중년기로 접어드는 시기에 머리 외상을 조심하고 고혈압, 과음, 비만을 조절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치매 발병률이 가장 높은 노년기에는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증을 피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시행해 뇌를 보호하는 물질을 분비하게 하는 것도 치매 관리에 유용하다. 음식은 통곡물, 녹황색 야채, 견과류, 가금류를 통한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등 푸른 생선 섭취가 권장된다. 붉은 고기, 고지방 치즈, 빵, 설탕, 과자, 패스트푸드 등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억력이 떨어지는 폭이 매일매일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문제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길 권한다.

임재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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