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후보가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대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은 시종일관 같다.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무개입 원칙이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임박했던 지난달 18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설명한 “웨이트 앤드 씨(wait and see·기다리고 지켜본다)”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원칙은 지난 1월 명품백 사과 문제와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보낸 5건의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를 한 전 위원장이 읽기만 하고 답장을 하지 않은 이른바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이 벌어진 뒤에도 유지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전당대회 이슈와 관련해 어떠한 발언도 하지 말라고 참모들에게 엄명을 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선 답답해하는 기류도 읽힌다.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가 읽씹 문제로 난타전을 벌이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대통령실을 자주 언급하고 있지만 입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을 보태면 당무 개입 프레임으로 공격 당하고, 말을 안 하면 일방 주장에 끌려가는 일종의 딜레마 상황인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워싱턴 DC로 출발하기 전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지난 10일 새벽 페이스북에 “총선 직후 거의 2년 만에 김 여사한테 전화가 왔다. 기록을 보니 57분 통화한 것으로 되어 있네요”라고 쓴 데 대해선 답답함을 넘어 불쾌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진 교수는 ‘한동훈 전 위원장 측이 문자를 유출한 게 아니다’는 취지에서 김 여사와의 통화 기록을 공개했지만, 정치권에선 김 여사가 진 교수와 57분이나 통화한 게 의아하는 반응이 적잖게 나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57분이나 통화할 정도면 사람 대 사람으로 믿고 전화한 게 아니겠느냐”며 “그걸 저렇게 공개하는 걸 보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반응할 수 없는 걸 알고 우리를 자꾸 끌어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전당대회 자체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한 참모는 “지금 당에 친윤이니 비윤이니 어딨냐. 다들 윤 대통령을 활용하는 활윤(活尹)만 있는 거 아니냐”며 “친윤은 친윤대로, 친한은 친한대로 다들 대통령을 활용해서 자기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여당 전당대회인데 죄다 하는 소리가 무슨 대통령이나 영부인”이라며 “결과적으로 보면 다들 대통령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429 부천 호텔 화재로 7명 사망…‘탄 냄새’ 난다던 빈방에서 불 시작 랭크뉴스 2024.08.23
42428 저혈당 쇼크 쓰러지자 이것 뜯었다…남성 구한 중학생 행동 랭크뉴스 2024.08.23
42427 유기견 보호소 불나 80마리 탈출…34마리 아직 못잡아 랭크뉴스 2024.08.23
42426 “여론조사 못 믿어, 초박빙 선거 될 것”… 해리스 선대위원장의 내부 단속 랭크뉴스 2024.08.23
42425 대통령 부인이 받은 명품이 그냥 선물? ‘디올백 무혐의’가 낳을 파급효과 랭크뉴스 2024.08.23
42424 수수료 절반 올린 '배달의 귀족'…자영업자 결국 용산 향했다 랭크뉴스 2024.08.23
42423 민주당까지 뛰어든 '감세 전쟁'... 중산층 표심 위한 주도권 경쟁 랭크뉴스 2024.08.23
42422 [날씨] 끝날 기미 없는 폭염·열대야…전국 곳곳 소나기 랭크뉴스 2024.08.23
42421 [단독] 文마저 "메시지 거칠다"…친명 혁신회의 대대적 재정비 랭크뉴스 2024.08.23
42420 통합위 2기 활동 종료…"사회갈등 더 과감하게 다룰것" 랭크뉴스 2024.08.23
42419 부천 호텔 화재 7명 사망·12명 부상…스프링클러는 없었다(종합2보) 랭크뉴스 2024.08.23
42418 [美대선 정책비교] ②해리스 "동맹 협력강화"…트럼프 "美우선주의로 동맹압박" 랭크뉴스 2024.08.23
42417 캐나다 철도, 노사갈등에 직장폐쇄…대규모 물류차질 우려(종합) 랭크뉴스 2024.08.23
42416 '미국행 길목' 파나마 "중국·인도 출신 불법이민자 본국 추방" 랭크뉴스 2024.08.23
42415 현영 성형한 '코' 어떻길래…이정민 의사 남편 "재수술 필요" 랭크뉴스 2024.08.23
42414 "1층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뒤 비명…그 2명 숨졌다" 부천 목격담 [부천 호텔 화재] 랭크뉴스 2024.08.23
42413 "차 빼달라" 요구에 트렁크서 '도끼' 꺼내 달려든 차주…"쌍방 폭행" 거짓 주장까지 랭크뉴스 2024.08.23
42412 트럼프 60분 떠든 영상, 한 줄로 요약…한국 AI가 일냈다 랭크뉴스 2024.08.23
42411 121년 만에 온 편지에 담긴 내용은…영국서 1903년 소인 찍힌 엽서 도착 랭크뉴스 2024.08.23
42410 "통학버스 왜 학교 안으로 못 들어가나요"…학부모들은 교장을 고소했다 랭크뉴스 202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