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재규 변호인 안동일 변호사 증언]
김재규 재심 개시 여부 판단 3차 심문
"권력자의 시간표에 따라 재판" 증언
심문 종결, 이르면 다음 달 결정할 듯
군법회의에 출석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살해 혐의로 기소돼 내란 목적 살인 혐의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당시 받았던 재판이 절차적 정의를 무시한 채 진행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부장 유족 측이 청구한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이르면 다음 달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재권)는 12일 김 전 부장의 내란 목적 살인 등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심문을 진행했다. 김 전 부장이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살해 혐의로 기소됐을 때 변호인을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가 지난달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증인 출석했다. 안 변호사는 김 전 부장을 대리한 변호사 7명 중 유일한 생존자이기도 하다. 그는 "유일한 증인이 돼 이 자리에 섰는데 어떤 의미에서 감개가 깊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변호사는 당시 군사재판에 전두환 신군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어갔다. 당시 공판조서는 실제 발언과 다르게 혹은 축소돼 작성됐고, 열람이 제한되는 등 실질적으로 변호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연관기사
• 김재규 재판은 전두환 손아귀에... "보안사 요원이 판사에게 쪽지 건넸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1217570003414)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특히 마지막 소회를 묻는 질문에 안 변호사는 "권력자의 시간표에 따라서 한 재판"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10·26 사건을 이야기할 때마다 당시 재판은 '이건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었다'는 막말을 여러 번 했다"면서 "치가 떨리고 뼈아픈 경험"이라고 증언했다. "재판정 옆방에 검사·판사들이 10여 명 앉아 있었고, 재판을 지켜보면서 '코치'를 했다"며 이른바 '쪽지 재판'이 이어졌다고 재차 주장했다. 안 변호사는 지난달 심문에서도 당시 군법회의에서 보안사령부 직원들이 재판부에 쪽지를 전달해 특정한 결론으로 재판을 유도했을 거란 취지로 말했다. 이어 그는 "절차적 정의가 철저히 무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재판에선 김 전 부장의 최후 진술 음성도 공개됐다. "더 이상 국민들이 당하는 불행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모순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 그 원천을 두드린 것" 등 범행 이유가 담겼다. 하지만 당시 합수부장 전두환은 수사 결과 발표에서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대통령이 되겠다는 (김재규의) 어처구니없는 허욕이 빚은 내란 목적의 살인사건"이라고 결론 내렸다. 유족 측 대리인은 이 점을 지적하며 "(최후 진술에서도 알 수 있듯) 김 전 부장은 과대망상이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반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변호사의 증언을 끝으로 재판부는 심문을 종결했다. 이달 말까지 양측의 추가 자료를 받고 이르면 8월 재심 개시 여부를 결론 내릴 방침이다.

이 재판은 김 전 부장의 범행 이유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유족들이 40년 만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김재규'라는 인물과 10·26에 대한 역사적 논의의 수준이 진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취지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을 서울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한 달 만에 군법회의에 기소된 김 전 부장은 같은 해 12월 20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확정 판결 사흘 만인 다음 해 5월 24일 형이 집행됐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096 “실적이 좋아서” 여름 보너스 평균 890만원 랭크뉴스 2024.08.08
45095 ‘그린벨트 해제’ 수도권에 8만가구 공급…강남권 해제 유력 랭크뉴스 2024.08.08
45094 [속보]북한 주민 1명, 물 빠진 교동도 바다 걸어서 귀순…정보당국 조사 중 랭크뉴스 2024.08.08
45093 [올림픽] 안세영 "다른 선수들에게 죄송…대회 끝난 뒤 입장 낼 것"(종합) 랭크뉴스 2024.08.08
45092 군 “북한 주민 1명 남북 중립수역 넘어 귀순” 랭크뉴스 2024.08.08
45091 [속보] 일본 미야자키현 앞바다서 규모 7.1 지진···“대지진 가능성 조사” 랭크뉴스 2024.08.08
45090 "9년 사귄 남친‥9분 안에 뛰면!" 다짐한 女육상선수 기록은? 랭크뉴스 2024.08.08
45089 올해도 ‘처서 매직’ 통할까…변수는 태풍 ‘마리아’ 랭크뉴스 2024.08.08
45088 학생 사망 뒤 논란된 '폭언 교수'... 숭실대 "비위 정황 발견... 엄정 대처" 랭크뉴스 2024.08.08
45087 법원 "방문진 이사 임명 효력, 이달 26일까지 정지" 랭크뉴스 2024.08.08
45086 '광복절 특사' 김경수·조윤선 포함되나… 尹정부 5번째 특사 '민생'에 방점 랭크뉴스 2024.08.08
45085 “김호중 선처해달라” 뺑소니 피해 택시기사 탄원서 냈다 랭크뉴스 2024.08.08
45084 [속보]서해 강화 교동도로 북한주민 귀순…정보당국 조사 중 랭크뉴스 2024.08.08
45083 일본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규모 7.1 지진… 쓰나미 주의보 랭크뉴스 2024.08.08
45082 보이스피싱범 아내 감옥 간 사이 바람피운 남편…이혼 시 유책배우자 누구? 랭크뉴스 2024.08.08
45081 북한 주민 1명 한강하구 중립수역 넘어 귀순 랭크뉴스 2024.08.08
45080 [올림픽] 안세영 "다른 선수들에게 죄송…대회 끝난 뒤 입장 낼 것" 랭크뉴스 2024.08.08
45079 천멍이 상대한건 쑨잉사만이 아니었다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4.08.08
45078 [단독] 일본대사, 국회의장 접견 돌연 취소…‘국가서열 2위’에 ‘외교적 결례’ 왜? 랭크뉴스 2024.08.08
45077 [단독] 전기차 화재 막는다…현대차그룹, 배터리 7대 안전정보 공개 랭크뉴스 202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