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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1.7% 올라…역대 두번째 낮은 인상률
“물가상승률 전망치 2.6%보다 못한 심의촉진구간”
“저임금노동자 버리겠단 것…실태 생계비 격차도 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 적용 최저임금이 올해(9860원)보다 1.7% 오른 시급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인상률은 역대 두번째로 낮은데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2.6%에도 못미친다. 이에 따라 인상률을 사실상 결정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캐스팅 보터’ 공익위원과 이들을 임명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새벽 최임위는 근로자위원 최종제시안 1만120원과 사용자위원 최종제시안 1만30원을 표결에 부쳤고, 표결 결과가 ‘근로자위원안 9표 대 사용자위원안 14표’로 나오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최임위는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이 의결에 참여하는데, 이날 표결에는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이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노·사 양쪽 제시안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내놓는 구간)에 반발해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에 결정된 인상률 1.7%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불황 속에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결정된 2021년 적용 인상률 1.5%보다 겨우 0.2%p 높은 수치다. 올해 인상률(2.5%)이 지난해 물가상승률 3.6%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실질임금 하락’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근로자위원들은 내년도에는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근로자위원들이 최종 제시한 1만120원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2.6% 인상률을 반영한 수치였다. 그런데도 공익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물가상승률에 못미치는 사용자위원안에 투표했다.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 하한선으로 1.4%(시급 1만원)를, 상한선으로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경제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증가율 전망치를 뺀 4.4%(시급 1만290원)를 제시했다. 2022년·2023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때는 ‘국민경제 생산성 산식’이라 불리는 이 산식으로 공익위원들이 ‘공익위원안’을 제시하고, 이를 표결에 부쳐 최임위의 인상률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번엔 ‘상한선’으로 이 산식을 사용한 것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국민경제 생산성 산식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해놓고 이번엔 상한선으로 제시함으로써, 기존 논리 자체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최대한 억제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정부는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최저임금은 노동자 생활안정, 일자리 등 국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결정 및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심의촉진구간에 항의해 표결에 불참한 근로자위원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어떤 공익위원이 물가상승률보다 못한 심의촉진구간을 내놓는가”라며 “심의촉진구간의 범위가 너무 낮아 공익위원이 합의나 대화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낮은 심의촉진구간 설정은 정권의 의지라는 것 외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한겨레에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을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실태 생계비와 최저임금 격차가 너무 큰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 심의 때 최임위에 제출된 비혼단신노동자 실태생계비는 월 246만여원으로,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한 209만여원보다 37만원 높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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