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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B급 농수산물’ 인기
보조개 사과·터진 명란 등 매출↑
가성비 입소문…구독 등 영역 확장
생김새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품질에는 문제없는 ‘못난이 식품’이 인기다. 사진은 못난이 농산물 정기 구독 서비스 ‘어글리어스’에서 판매 중인 친환경 못난이 채소(위)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영홈쇼핑에서 판매 중인 ‘못난이 명란’. 캐비지·공영홈쇼핑 제공

고물가 시대에 ‘못난이’도 상품이 된다. 상품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버려지던 ‘B급’ 상품들 위주로 푸드 리퍼브(흠이 있거나 반품된 제품 등을 손질해 판매) 시장이 만들어졌다. 품질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보니 점차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슈퍼는 크기가 다소 작거나 일부 흠집이 있는 배추, 무, 깐마늘을 평균 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올여름 빨리 찾아온 무더위와 장마 시작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못난이 채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올라가면서다.

B급 농산물은 소비자 부담을 덜어 줄 뿐 아니라 지역 농가에도 도움을 준다. 유통업계는 지역 농가와 상생을 앞세워 못난이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팔기도 한다. 편의점 GS25는 지난달 못난이 초당옥수수와 감자를 선보였다. 현재는 못난이 오이, 애호박, 참외 등을 판매하고 있다.

푸드 리퍼브 시장은 프랑스에서 먼저 등장했다. 2014년 프랑스 슈퍼마켓 엥테르마르셰에서 ‘부끄러운 과일과 채소’ 캠페인을 통해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슬로건으로 당근을 판매한 것이 시초다. 덴마크 시민단체 ‘단처지에이드’가 운영하는 슈퍼마켓 ‘위푸드’는 못난이 식품을 판매한 수익으로 저소득층을 지원해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푸드 리퍼브의 대표적인 사례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2019년 협업한 ‘못난이 감자’ 프로젝트다. 당시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한 못난이 감자 30t을 900g당 780원으로 저렴하게 팔아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에도 못난이 과일·채소를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언프리티 프레시’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못난이 농산물 정기 구독 플랫폼 서비스도 있다. 구독서비스 ‘어글리어스’를 운영하는 캐비지는 2021년 출시 3년 만에 누적 매출액 100억의 성과를 냈다.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못난이마켓’은 1년 만에 매달 3만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이 됐다.

못난이 수산물도 인기다. ‘보조개 사과’를 방송에 처음 선보인 공영홈쇼핑은 지난 5월 기준 ‘못난이 명란’ 매출 25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건조 과정에서 지느러미나 몸통에 상처가 난 ‘못난이 굴비’도 약 5억원의 주문액을 달성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4월 과일과 채소만 있던 ‘못난이 신선식품 기획전’ 품목에 못난이 오징어와 붉은 새우 살을 추가하기도 했다.

가성비와 가치소비 모두를 만족시키는 푸드 리퍼브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충분히 소비될 수 있음에도 버려졌던 상품들이 고물가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못난이 상품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로 소비자의 가격 혜택, 농가의 수익향상, 자원 선순환 등의 다양한 효과가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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