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왼쪽부터)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4인이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두번째 TV토론에서 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 가족이 지난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후보는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원 후보는 “좌파”라며 한 후보 친인척 일부의 정치성향까지 문제삼았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시키지 못했다며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10일 MBN이 진행한 2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한 후보자의 배우자 등 가족이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는 “제가 지목을 하겠다. 이 모 서기관, 강 모 변호사 그리고 또 몇 현재 비례의원들”이라며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고, 또 현재 비례대표를 하고 계신 분들도 있는데 이분들이 들어간 그 기준과 절차에 대해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 관계들을 추적을 해보니까 공통점이 한 후보 검찰 최측근인 바로 그 인물과 또 한 후보의 가족을 포함한 그 주변의 인간관계들 이외에는 설명이 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아무런 근거 없이 말씀하시는데 오히려 (민주당 의원인) 김의겸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다. 저는 원 후보가 김의겸보다 더 못한 것 같다”며 “그냥 던져놓고 다음 넘어가고, 다음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정치는 정말 그만둬야 한다고”고 반박했다. 윤상현 후보도 가세해 “강 모 변호사, 이 모 서기관 직접 만나보고 하시는 말씀이냐, 직접 취재를 하셨냐”고 따지자 원 후보는 “본인들은 안 만났다. 주변(을 취재했다)”이라고 답했다. 이에 윤 후보는 “주변 근거를 가지고 하신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정계은퇴 공방까지 벌였다. 한 후보는 “(거론된) 두 명과 제 처가 아는 사이다, 일면식 있다면 제가 정계은퇴하겠다”며 “본인도 후보 사퇴, 정계은퇴 약속하시라. 예스 오어 노”라고 압박했다. 이에 원 후보는 “저도 같이”라고 답하자 한 후보는 “예스하신 거냐”고 되물었다. 원 후보는 “예”라고 답했다.

원 후보가 주장한 사천 논란은 한 후보가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현 주진우 의원실 보좌관) 등을 밀실 공천했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원 후보 측은 강 전 행정관이 한 후보의 배우자와 같은 법무법인 출신이자 배우자가 한 때 속했던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의 딸이란 점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이모부에 대해서는 “좌파언론 프레시안 설립자이며 민청련(민주화운동청년연합) 대부 역할 하던 분”이라고 공격했다. 장인에 대해서는 “민주당분”이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20년동안 뵙지 못한 이모부 이야기를 한다”며 “좌파몰이를 하시는데, 정말 2024년에 국민의힘에 전당대회에서 이런 이야기 나오는 것이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한 것을 거론하며 “여자 대통령을 수갑을 채워서 30년 구형을 하고 1185억 추징금을 때리고 너무했다. 박근혜 대통령 뵀을 때 사과라도 개인적으로 하셨나”라고 따졌다. 한 후보는 “제가 관련했던 사안으로 처벌받거나 그런 분에 대해서는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법무부장관으로서 성과가 없었다고 본다”며 “국민들이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왜 못시켰냐고 하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총선에서도 비대위원장으로 와서 참패했다”며 “성과가 없는데 어떻게 믿고 당을 맡길 수 있느냐”고 공세를 폈다. 한 후보는 “(판결이) 9월, 10월부터 나오는데 결과를 보시면 범죄가 엄정히 처벌받는 것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당적 포기가 필요한가’라는 OX퀴즈에 후보 4명은 모두 ‘아니다(X)’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도 원 후보와 한 후보는 공방을 벌였다. 원 후보가 “특검은 제3자가 됐든 누가 했든 임명이 되면 탄핵의 길로 간다”며 “그런 주장을 무책임하게 하고 있는 후보가 표식과는 달리 다른 길을 혼자 걷고 있다”며 채 상병 의혹과 관련해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자고 제안한 한 후보를 저격했다. 이에 한 후보는 “원 후보는 저 아니면 할 말이 없냐”며 “(야당 특검법을) 어떻게 막을 건가. 108석 가지고 막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경향신문

유설희 기자 [email protected] 이보라 기자 [email protected] 민서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