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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말아야 할 영역서 ‘월드 챔피언’
급격한 산업화 속 복잡한 요인 반영돼
저출산 정책 뜯어 고쳐야
이민 정책 필요성도 강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저출산 현상에 대해 되지 말아야 할 영역에서 ‘월드 챔피언’이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2명까지 추락한 점에 대한 총평이다. 이유로는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근로 여건과 높은 서울 집값, 지나친 교육열 등을 꼽았다.

OECD는 11일 발표한 ‘2024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독립된 챕터로 ‘인구 감소 대응’을 다뤘다. OECD는 2년 주기로 정책 권고 사항을 담은 한국경제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이번처럼 저출산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룬 것은 처음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일본(1.2명) 독일(1.6명) 프랑스(1.7명)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빈센트 코엔 OECD 경제검토국 국가분석실장은 “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되지 말아야 할 영역에서 월드 챔피언이 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저출산 문제의 진원을 ‘급속한 산업화’라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복잡한 문제가 맞물리며 저출산 현상을 가속했다는 것이다. 우선 자녀 돌봄의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된 구조와 남성의 장시간 근로를 문제점으로 짚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질적인 일자리 격차도 영향이 있다고 봤다. 이와 같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사교육 투자 열풍’을 불렀고, 교육·취업이 집중된 수도권 쏠림 현상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며 청년들은 결혼 등 가족 형성에 심각한 재정 장벽을 마주했다는 분석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모든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단 유급 육아휴직을 중소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OECD 회원국 중 아일랜드 일본에 이어 3번째로 낮다. 또 육아휴직 급여도 더 늘리고 관련 비용에 대해 고용주 부담이 없도록 공공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으로는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저출산 원인인 임금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1646개의 중소기업 보조금 프로그램 통합을 통한 단일화된 지원, 규제 개혁 등을 권고했다.

가격 급등을 부르는 주택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선 재건축과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교육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선 ‘고품질 무료 디지털 과외 수업’을 만들 것을 권장했다. 이와 함께 퇴직연령 단계적 폐지, 연금수급연령 상향, 이민 요건 대폭 완화 등 급진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정책적 개혁이 진행된다면 2070년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2900만명, 75%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 1200만명, 18% 포인트가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코엔 실장은 “개혁 조치들은 공공 부채의 급격한 증가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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