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저지를 차기 당대표의 우선 책무로 들면서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탄핵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할 것 같다. 본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금은 굉장히 심각한 때이고 그래서 ‘공’이 ‘사’보다 먼저 가야 되는데 (한 후보의 경우) ‘사’가 ‘공’보다 먼저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의원은 “한 후보가 최근 토론에서 하는 자세나 답변을 보면 우리의 금기어 같은 걸 바로 입에 올린다든지 대통령을 확 끌어들인다”면서 “정치적으로 미숙했거나 의도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 문자 파동을 두고 한 후보가 ‘야권에서 국정농단, 당무개입이라고 비판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나 후보는 이어 “(한 후보는) ‘대통령과 결이 달라야 대통령 되기 쉽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은 개인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에 대해 제기한 총선 비례대표 공천 ‘사천’ 논란을 두고는 “우리 당 공천이 언제 투명한 적이 있었나. 분명히 뭐가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혹에 힘을 실었다. 다음은 나 후보와 일문일답.

-합동연설회 분위기는.

“현장에서 당원들의 저에 대한 지지가 많이 보인다. 당원들의 반응이 언제 제일 좋냐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계속 당대표하는 게 맞냐고 얘기할 때다. 우리 정치의 불행한 현실이다. 민주당도 이 전 대표가 물러서 있어줘야 정치가 건강해질 텐데 국민들한테 할 일을 못하는 정치가 됐다. 지난 2년 동안 사법적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지체된 게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에 대한 국회의원 제명안을 언급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젠가 민주당도 분열할 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상징적으로 제명 결의안이라도 하면 어떨까 싶다.”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와 관련해 총선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 등을 제기했다. 실체가 의심가는 것이 있나.

“상식적으로 충분한 그런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공천 부분은 우리 당 공천이 언제 투명한 적 있었나. 분명히 뭐가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 후보는) 총선 대패하자마자 그다음 날 진중권 교수랑 전화했다는 것 아닌가. 진 교수는 우리 당 당원인 적은 없고 영원한 정의당 당원 아닌가. 당원들이 씁쓸함, 섭섭함이 있을 것이다.”

-지난 전당대회 연판장 사태 때도 용산의 당무개입 논란이 있었다.

“그 당시 노골적 개입 아니었나. 대통령이 나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잘랐는데 무슨 연판장까지 굳이 얘기하나. 이번에 하는 걸 보면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매우 편파적이다. 당이 힘 센 사람들한테 줄 서는 건 진짜 빠른 것 같다. (한 후보에 대한 연판장과 관련해) 선관위가 빛의 속도로 절차를 취했는데 작년 연판장에 대해서 (주도한 사람들이) 좀 사과라도 했으면 한다.”

-제 2연판장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화시킬 수 있겠나.

“나는 계파에서 자유롭고 특별히 나한테 줄 선 사람도 없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한 후보보다 당정 관계에서 나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있나.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인연이 있든 없든 간에 공과 사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 너무나 우리한테 주어진 책무가 무겁다. 개인적인 걸 앞세우면 이상한 당정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한 후보는) 대통령 꿈이 크니까 ‘대통령과 결이 달라야 대통령 되기 쉽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그렇게 개인을 앞세울 때가 아니다. 나는 공적인 그 관계에 있어서는 개인적 인연보다 공적인 것을 앞세운다.”

-한 후보가 윤 대통령 탄핵 추진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거라고 보나.

“한 후보가 최근 토론에서 하는 자세나 답변을 보면 우리의 금기어 같은 걸 바로 입에 올린다든지 대통령을 확 끌어들인다. 정치적으로 미숙하거나 의도된 것일 텐데 (탄핵 국면에서 한 후보가) 제대로 막아주지 못할 것 같다. 오히려 본인이 이익을 먼저 생각할 것 같다. 공이 사보다 먼저여야 되는데 (한 후보는) 사가 공보다 먼저일 수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총선 전 자신이 비대위원장이었다면 김 여사 사과를 적극 요구했겠나. 특별감찰관 도입에 대한 입장은.

“대표 혼자 운영하는 정당이 아니다. 당연히 당의 정무라인을 통해 (사과 요구를) 논의했을 것이다. 특별감찰관 도입은 당정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 여야 합의로 조속히 특별감찰관 추천해서 임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 미룰 이유가 없어 보인다.”

-자체 핵무장론 등 보수 지지층을 겨냥한 이슈를 던졌다. 민생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당은 분열로 패배했다. 당대표로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외국인 노동자 임금문제도 언급한 바 있다. 먹고사는 문제는 대한민국의 동력이기 때문에 계속 제언할 것이다.”

-전당대회 완주 의지는 몇 퍼센트인가.

“100%다. 완주하고 당선되려고 나온 선거다.”

-원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있나.

“원 후보가 제게 힘을 모아주는 것은 언제나 환영하는 일이다. 다만 선거가 한창인데 단일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원내 당대표 후보임을 강조하는데.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은 대통령 탄핵을 대놓고 운운하고 있다. 국회의 협치는 협상의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다선 국회의원, 원내대표 경험의 당대표가 그래서 필요하고, 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저뿐이다.”

-당대표 당선시 2026년 6월 지방선거의 필승 전략이 있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심정으로 당대표에 출마했다. 민주당의 폭거에 맞서 지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싸워온 인재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선거 임박해 낙하산 타고 내려오는 문화가 분열의 씨앗이고, 패배의 원인이다. 기본을 실천하는 당대표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것이다.”

-사전투표 폐지 법안 추진 의지는 변함없나.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를 바로잡기 위함이고, 생각은 변함 없다. 사전투표가 도입됐지만 투명성, 공정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투·개표 절차는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중대선거구제 지역에서 지역주민들과 호흡해 온 분들을 위한 석패율제 도입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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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