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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투자한 비상장주식 19세때 사 33배 시세차익…인턴 근무도
이숙연 측 "증여세 성실 납부…국민이 느낄 생경함에 마음 무겁다"


대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의 20대 딸이 별다른 소득이 없는 학생 신분으로 서울 재개발구역에 전세를 낀 채 7억원대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임명동의안에서 장녀 조모(26) 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한 신축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집의 가액은 7억7천만원이다.

조씨는 건물임대채무로 2억6천만원을 함께 신고했는데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주택은 효창공원역에서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져 있는데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대상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한 부동산은 "향후 가치가 충분하다"며 이 주택을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원을 나온 것으로 알려진 조씨는 현재 이 후보자 부부와 함께 거주 중이다. 이 후보자는 임명동의안 서류에 조씨의 직업을 '무직'으로 적었다.

이 후보자의 설명에 따르면 조씨는 전세금을 제외한 5억1천만원 중 3억8천만원은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았고 2억200만원은 아버지에게 빌려 충당했다.

조씨는 아버지로부터 2억200만원을 빌린 지 1년도 되지 않은 작년 5월에 갚았다. 비상장주식의 가격이 급등해 단기간에 상환이 가능했다.

이 후보자 측은 "장녀는 2017년 아버지의 추천으로 그 무렵 설립된 A사의 주식 800주를 1천200만원에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가 작년 5월 그중 400주를 양도하는 방식으로 차용금(2억200만원)을 상환했다"고 밝혔다.

해당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게 된 과정에도 아버지의 추천과 지원이 있었다.

A사는 화장품 R&D(연구개발) 기업으로, 조씨 아버지가 공동대표이던 회사의 직원이 2017년 퇴사해 창업했다. 조씨 아버지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고, 조씨도 아버지 추천으로 800주를 1천200만원에 인수했다고 한다.

당시 만 19세이던 조씨가 저축해 둔 돈 400만원과 아버지가 증여한 돈 800만원이 주식 인수 대금이었다.

주식을 살 때에는 주당 1만5천원이었는데, 6년 만에 주당 50만5천원으로 33배 껑충 뛰어 일부를 양도하는 것으로 2억200만원을 갚은 것이다.

주식 시가는 양도 한 달 전 투자회사가 A사의 주식을 인수한 가액으로 산정했다고 이 후보자 측은 밝혔다.

이 후보자 측은 "A사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단기간에 유망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그에 따라 후보자 배우자 및 장녀가 보유한 주식 가치도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학부생이던 2018년 방학 기간 A사에서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했고 2022년 12월부터 3개월간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관련 학과를 전공해 실제로 화장품 원료 자료 조사 등을 정리해 회사에 제출하는 업무를 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조씨의 자산은 총 6억6천만원이다. 조씨가 A사의 주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그보다 높게 평가할 여지도 있다.

불법성은 없으나 고위 법조인들이 경제력이 없는 어린 자녀에게 돈을 주고 저가에 주택을 구입하는 등 '조기 증여'를 하는 사례가 누차 문제로 지적된 만큼 향후 인사청문회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딸의 재산 형성 경위에 대해 "성년이 된 자녀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증여했다"며 "신생 회사의 주식 취득 기회를 갖게 됐고 회사 가치가 상승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자녀들이 나이와 경력에 비해 많은 재산을 보유하게 됐는데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입장에서 생경함과 의구심을 느끼셨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또 "후보자와 배우자는 성실히 증여세 등 세금을 납부했다. 자녀들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꾸준한 기부와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한 많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이 후보자 부부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합계 3억8천40만원을 사단법인·사회복지법인과 대학 발전기금 등으로 기부했다. 올해 4∼5월에는 사랑의열매에 총 3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 모교 고려대에 1억원 기부
(서울=연합뉴스) 고려대학교는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가 법학전문대학원·정보보호대학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고 3월 8일 밝혔다. 사진은 기부식에서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왼쪽)와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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