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마을 입구 도로가 모두 물에 잠긴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을 고무보트에 태워 나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새벽 내린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폭우로 침수된 대전의 한 마을에서 어머니를 구해낸 아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중훈씨는 전날 폭우 속에 어머니를 구했던 상황을 전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 사는데, 전날 폭우로 둑이 무너지면서 이 마을 전체가 잠겼다.

김씨는 “(10일 새벽) 대전에 비가 밤새도록 잠을 못 잘 정도로 시끄럽게 왔다. 밖에 나가보니 (길이) 사람이 지나다니지 못할 정도로 강물이 됐다”며 “형수에게 (폭우로) 다른 사람들은 대피했는데 어머니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고 (어머니가 사는 마을로) 갔다”고 말했다. 대전 시내에 사는 김씨가 정뱅이마을에 도착해 보니 “둑이 터져서 물이 동네에도 유입됐다. 민물인데 태평양처럼 막 파도가 쳤다”고 전했다.

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마을 입구 도로가 모두 물에 잠긴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마을 내부 축사에 있던 송아지를 구출해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김씨는 “사람은 안 보이는데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파도가 너무 세서 수영해서 (마을 안으로) 갔는데 옆집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옆집 아주머니가 머리만 내놓고 목까지 다 (물에) 잠겨있어 지붕 위로 올려놓고 어머니에게 갔다. 어머니는 처마 끝 기둥을 잡고 목만 내놓고 버티고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가 다가가 구하려 하자 어머니는 아들이 위험에 처할까 봐 만류했다고 한다. 김씨는 “내가 가니까 어머니가 ‘너 죽는다. 오지 마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담을 밟고 어머니에게 다가갔지만 “기운이 빠져서 못 올리겠더라”며 “소파가 하나 떠내려와 어머니를 소파 위에 올려놓고 소파에서 지붕으로 올렸다. (먼저 구한) 옆집 아주머니도 자꾸 미끄러지는데 ‘조금만 버티세요’ 하고 있으니 119 보트가 왔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이 밤사이 내린 폭우로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10분 정도 있으니 어머니가 목을 내밀고 버티던 공간까지 완전히 다 잠겨버렸다. 10분만 늦었더라면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대전(정림)은 9일 오후 5시부터 10일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 129㎜를 기록했다. 밤사이 폭우가 내리면서 정뱅이마을 주민들이 대전 서구 기성종합복지관으로 대피했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소방이 보트로 구조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990 “학교생활 함께한 범인…텔레그램 성범죄 확인하며 구역질 났다” 랭크뉴스 2024.08.28
39989 'K원전' 체코 수출 코앞에 두고...美 원전기업 "우리 허락 받아라" 랭크뉴스 2024.08.28
39988 [추석민생대책] 전통시장 소득공제율 '40→80%' 법개정 추진…숙박쿠폰 50만장 랭크뉴스 2024.08.28
39987 "차선 바꾸지 마" 문신 보여주며 위협 랭크뉴스 2024.08.28
39986 한동훈 "2026년 의대 증원 1년 유예안 제시"‥오늘 복지위원 소집 랭크뉴스 2024.08.28
39985 신차 팔아야 하는데… 車업계는 노조 파업 걱정 랭크뉴스 2024.08.28
39984 수영장 7세 머리 처넣은 男, 결국 잡혔다…기막힌 이유 랭크뉴스 2024.08.28
39983 "언제 끝나나" 별나게 긴 제주 열대야…44일 연속 최다 기록 랭크뉴스 2024.08.28
39982 PA간호사 합법화… 여야, 간호법 합의했다 랭크뉴스 2024.08.28
39981 인천 장봉도 해수욕장서 갯벌로 걸어 들어간 80대 실종 랭크뉴스 2024.08.28
39980 “인솔자 효도 관광인 줄”…경기도 청년연수 ‘부실 운영’ 논란 잇따라 랭크뉴스 2024.08.28
39979 기후위기 지하철 광고 ‘승차거부’…교통공사 “사회적 합의 안 됐다” 랭크뉴스 2024.08.28
39978 '피해자 부주의' 보고서‥"책임 전가" 반발 랭크뉴스 2024.08.28
39977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 사지마비 후 "아내의 말이 날 살려" 랭크뉴스 2024.08.28
39976 [단독] 서울시, 해피머니 상품권 1억6천만원 피해…법적 조처 예고 랭크뉴스 2024.08.28
39975 美 웨스팅하우스, 체코에 韓 원전 수주 항의 속내는? 랭크뉴스 2024.08.28
39974 '재해 사망' 위자료 1억인데‥이혼엔 20억? 랭크뉴스 2024.08.28
39973 새벽에 노원구 아파트 베란다서 선풍기 화재…70여명 대피 랭크뉴스 2024.08.28
39972 美 국무부 “北 대량살상무기 개발자금원 40%가 탈취 가상자산” 랭크뉴스 2024.08.28
39971 광복 80주년 관함식에 욱일기 형상 깃발 단 日함정 참가할 듯 랭크뉴스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