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울진·단양 땅속서 리튬 매장 사실 확인
당장 개발 안 해도 ‘핵심 광물’ 보유 의미
매장지에 보호 대상 ‘금강송 군락지’ 포함
시추공으로 매장량 확인까지는 시간 걸릴 듯
경북 울진(왼쪽 사진)과 충북 단양(오른쪽 사진)에서 확인된 리튬 포함 돌덩어리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2차전지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인 리튬이 국내 땅속에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장소는 경북 울진과 충북 단양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2차전지 생산 능력이 있지만, 정작 리튬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잠재적인 개발 가능성이 있는 리튬 매장지가 국내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의미가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매장량은 향후 추가 탐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11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언론 대상 브리핑을 열고 2000년대 초반 지구화학 조사를 통해 리튬 매장 후보지로 분류된 국내 12개 지역에서 지난 4년간 야외 지질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울진과 단양에서 리튬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울진과 단양에서 확인된 리튬은 지면에 노출된 길이 수백m의 큰 돌덩어리에 박힌 채 발견됐다. 이렇게 리튬이 돌덩어리에 집약된 곳을 ‘암석형 광상’이라고 부른다.

‘염호형 광상’도 있다. 짠물이 차 있는 호수에 리튬이 녹아 있다. 세계 1위 리튬 생산국인 호주는 암석형 광상에서,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인 칠레는 염호형 광상에서 리튬을 뽑아낸다. 이번에 탐사가 시행된 국내 12곳은 모두 암석형 광상 후보지였다.

주목되는 것은 울진과 단양에서 각각 발견된 리튬의 ‘품위’다. 품위란 돌덩어리 속에 함유된 특정 광물의 중량 비율이다. 어떤 장소에서 발견된 리튬 품위가 5%라면 10㎏짜리 돌에 0.5㎏의 리튬이 함유됐다는 뜻이다.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울진 광상의 경우 리튬 품위가 0.3~1.5%였다. 단양 광상은 0.01~0.5%였다. 리튬 주요 생산국인 중국에서는 리튬 개발을 위한 최저 품위를 0.2%로 잡는다. 단양 광상은 개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개발해도 상업적인 이익을 당장 얻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구원은 리튬이 2차전지의 핵심 광물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서 매장이 확인된 점은 의미가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은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자원 안보 측면을 고려하면 국내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실적에서 한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의 25%(출하량 기준)를 차지했다. 하지만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이런 상황을 개선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당장 국내에서 리튬 생산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을 가르는 또 다른 기준인 매장량을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 즉 땅에 구멍을 뚫는 시추 작업 때문이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6000만원으로, 자원 탐사 비용치고는 높지 않다. 문제는 돈이 아니다.

이평구 지질자원연구원장은 “울진의 경우 금강송이 밀집한 곳”이라며 “이 때문에 산림 당국과 협의했지만 시추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나무 군락지 파괴 우려가 대두된 것이다.

단양 광상의 경우 자원 관련 사기업체가 이미 개발을 준비 중이다. 지질자원연구원 차원에서 매장량 확인을 위한 탐사를 재차 시행할지 분석 중이다. 이 원장은 “향후 시추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905 “전기차 배터리 과충전, 결정적인 화재 원인 아냐” 랭크뉴스 2024.08.18
44904 "한국 관광명소 수명 짧다" 폄하하던 태국여행협회, 결국 사과 랭크뉴스 2024.08.18
44903 ‘모기 턱도 떨어진다’는 처서, 폭염 턱은 안 떨어질 듯 랭크뉴스 2024.08.18
44902 또 이커머스 '먹튀'...제 2의 '티메프' 사태 우려 랭크뉴스 2024.08.18
44901 尹 거부 ‘노란봉투법’… “직장인은 10명 중 7~8명 찬성” 랭크뉴스 2024.08.18
44900 수도권 공공택지서 미분양 나오면 LH가 매입한다 랭크뉴스 2024.08.18
44899 유급 면제 ‘당근책’에도...의대생 2학기도 복귀 난망 랭크뉴스 2024.08.18
44898 문재인 전 대통령 "대한민국 퇴행 위기에서 구해 민주 정부 다시 세워야" 랭크뉴스 2024.08.18
44897 “전기차 화재·폭발, 1만대당 0.93대… 비전기차보다 많아” 랭크뉴스 2024.08.18
44896 쇼핑몰 '알렛츠'도 갑자기 영업종료…"제2의 티메프 사태 우려" 랭크뉴스 2024.08.18
44895 문재인 "당내 경쟁서 어느 편인지 중요하지 않아…배타적 행태 배격해야" 랭크뉴스 2024.08.18
44894 "밥 못먹겠어"…노부모가 식사 거르면, 방에 '이거' 놔 드리세요 [건강한 가족] 랭크뉴스 2024.08.18
44893 "심봤다" 지리산서 천종산삼 23뿌리 발견… 감정가 1억1,000만 원 랭크뉴스 2024.08.18
44892 김민희, 홍상수 영화로 로카르노 최우수연기상 “당신의 영화를 사랑” 랭크뉴스 2024.08.18
44891 서울 28일 연속 '역대 최장 열대야'…19일부터 비 소식 랭크뉴스 2024.08.18
44890 역대급 실적 낸 SK하이닉스…美·中 실적도 반등 랭크뉴스 2024.08.18
44889 실종신고 40대 여성, 순찰차에서 36시간 갇혀있다 숨진 채 발견… 의문 투성 랭크뉴스 2024.08.18
44888 ‘구대명’? 정봉주는?…민주 전대 관전포인트 3가지 랭크뉴스 2024.08.18
44887 대통령이 거부한 노란봉투법···직장인 대부분은 “법 필요하다” 랭크뉴스 2024.08.18
44886 “해리스 미치광이” “내가 더 잘생겨”…트럼프, 유세 중 막말 랭크뉴스 202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