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건축주-하도급 업체, 공사 대금 지불 갈등
업체 유치권 행사, 아파트 무단 점거 지시
건축주 "낮은 보증금 미끼로 세입자 모아" 
무단 점거 일당 일부 조폭, 고소장에 적시
지난달 20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아파트에 유치권 행사 중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김태연 기자


유치권 갈등을 빚고 있는 신축 아파트에 폭력 조직원들이 동원돼 세입자들을 무단 입주시켰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건조물 침입, 공갈미수 등 혐의로 김모(55)씨 등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 보수 공사를 한 하도급 업체 지시로 해당 아파트를 점거한 뒤 세입자들을 무단 입주시킨 혐의를 받는다.

해당 아파트는 지상 18층, 지하 2층 규모로 지난해 6월쯤 사용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하도급 업체는 지난해 11월쯤 공사 대금 2억5,000만 원이 모두 지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주장했다. 유치권은 부동산 등과 관련한 채권이 생겼을 때 채권자가 이를 돌려받을 때까지 해당 재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다. 이후 건축주 측이 공사 대금을 모두 지급했지만 하도급 업체는 "퇴거 과정 등에 2억9,000만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여전히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5월 24일 아파트를 무단 점거한 일당 중 한 명이 폐쇄회로(CC)TV 철거 관련 수사를 위해 방문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이에 건축주는 올해 5월쯤 하도급 업체 지시를 받고 아파트를 무단 점거한 김씨 등을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건물 출입문에 자물쇠를 설치하거나 주차장에 폐기물을 쌓아놓고 일부 세대 앞에 냉장고 등 기물을 설치해 다른 사람의 출입을 막는 방식으로 건물을 점거했다. 소유주 동의 없이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철거한 정황도 포착됐다. 고소장에는 무단 점거를 주도한 일당 4명 중 3명이 인천꼴망파, 광주동아파 등 폭력 조직원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김씨 등은 저렴한 보증금을 미끼로 세입자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시세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00만~700만 원가량의 전세 보증금을 제시하며 부동산 컨설팅 업체 등을 동원해 세입자들을 모집했다는 게 고소인 주장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 시세(전세보증금)는 최소 1억 원 이상"이라고 했다. 건축주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입주를 막자, 김씨 일당은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대를 틈타 몰래 세입자들을 입주시키기도 했다.

세입자 가운데는 유치권을 둘러싼 이런 갈등을 파악하지 못한 채 입주한 이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딸의 신혼집을 알아보던 중 지인에게 저렴한 매물이 있다고 소개받은 B씨의 경우 전세계약을 한 뒤 보증금 5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수상함을 느껴 2월에 계약 파기를 요청한 채 입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증금의 대부분을 아직도 돌려받지 못했다. 94가구 중 현재 70여 가구가 입주해 있는데 B씨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046 경찰은 막고, 법원은 조건 달고…윤 정부서 ‘집회 제한’ 늘었다 랭크뉴스 2024.08.18
45045 내일부터 UFS 연습…“북한 핵 공격 가정 첫 훈련” 랭크뉴스 2024.08.18
45044 한미일 정상 “3국 협력 필수 불가결”…연내 정상회의 가능성 랭크뉴스 2024.08.18
45043 "포르투갈 주차장서 테슬라 전기차 화재" 차량 200대 전소 랭크뉴스 2024.08.18
45042 본격 대권 가도 올라탄 이 대표, 약점 꼽힌 ‘중도 확장’이 관건 랭크뉴스 2024.08.18
45041 민주당 새 지도부 ‘더 짙은 찐명 색채’…당심 통합이 최대 과제 랭크뉴스 2024.08.18
45040 티메프 피해자들 '검은우산 비대위' 출범…"특별법 제정하라" 랭크뉴스 2024.08.18
45039 민주,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당선… 정봉주는 탈락 랭크뉴스 2024.08.18
45038 장악력 높인 '2기 이재명 호'‥'다양성·대여협상·대선비전'이 과제 랭크뉴스 2024.08.18
45037 전청조 자백 받아냈다…게임광 여검사의 '과자 6봉지' 랭크뉴스 2024.08.18
45036 지리산서 천종산삼 23뿌리 발견, 최고수령 80년…감정가 대박 랭크뉴스 2024.08.18
45035 DJ 이후 첫 대표 연임 이재명 “더 유능한 민생 정당돼야” 랭크뉴스 2024.08.18
45034 “귀신 체험하러 갈래?” 제안 거절한 지인 무차별 폭행한 20대 ‘실형’ 랭크뉴스 2024.08.18
45033 실종 40대女, 순찰차에 35시간 갇혀있다 숨졌다 랭크뉴스 2024.08.18
45032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로 24년 만에 당대표 연임‥정봉주 최고위원 탈락 랭크뉴스 2024.08.18
45031 이재명 "尹대통령에 영수회담 제안…민생경제 회복 시급"(종합) 랭크뉴스 2024.08.18
45030 더 강해진 이재명의 귀환... 정치복원 강조하며 尹 향해 '영수회담' 제안 랭크뉴스 2024.08.18
45029 슝~ 물과 하늘 자유로 오가는 ‘잠수비행기’가 나타났다 랭크뉴스 2024.08.18
45028 민주 ‘이재명 2기’ 과제는 ‘중도확장·사법리스크’ 랭크뉴스 2024.08.18
45027 이재명 “드림팀” 극찬한 2기 지도부도 ‘친명 일색’···‘명팔이 후폭풍’ 정봉주 탈락 랭크뉴스 202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