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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손을 묶은 채 물속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옆방에서 남편이 지르는 비명을 듣게 했다"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했던, '진도 간첩단 사건' 피해자들의 증언입니다.

이들은 재심 끝에, 2009년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이런 과거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세워진 진실화해위원회의 국장이, 고문을 "절차상 문제"로 치부하며 공개적으로 무죄 판결을 부정한 녹음파일을 MBC가 확보했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5일, 진실화해위원회 교육시간.

황모 조사 1국장이 70여 명 조사관들 앞에서 발언을 시작합니다.

[황 모 국장]
"진도산 간첩단 사건, 고문으로 조작, 재심 끝 무죄. 이렇게 되잖아요. 그렇죠?"

지난 1980년 중앙정보부는 전남 진도 어부 등을 간첩으로 몰아갔고, 결국 1명은 사형, 1명은 18년 수감됐습니다.

지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가혹한 물고문과 폭행 사실을 밝혀냈고, 2009년 재심 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황 국장은 '간첩조작'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황 모 국장]
"조작은 아니거든요, 그 내용이. 내용의 조작은 예를 들면 그게 간첩이 아니다…아닌 걸 했다고 하면 그 내용이 조작인데요."

법원은 "50여일간 고문 끝에 받아낸 허위자백 말곤 아무 증거가 없다"고 봤지만, 황 국장은 고문을 절차상 문제로 치부합니다.

[황 모 국장]
"절차적 문제 때문에 이제 다 무죄가 권고 되잖아요. 구속 영장 없이 장기간 구금하고 폭력을 가했다‥과거 절차상의 하자다…"

황 국장은 진도간첩단 피해자 중 한 명의 아들이 최근 다른 공안사건으로 기소된 걸 근거로, 아버지도 간첩이 맞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학살 사건을 조사할 때는 남북 진영의 균형을 맞추라고도 주문합니다.

[황 모 국장]
"북한의 만행 세 건이면 남한의 만행 세 건하는 그 정도는 괜찮아요. 제가 용인한다 그랬잖아요. 숫자적인 균형을 맞춰야 되겠구나 생각을 가져달라는 겁니다."

[김성회/더불어민주당 의원]
"어떤 쪽이든 사실관계를 비틀어야 된다는 압박을 공개적으로 국장이 조사관들에게 했다고 밖에 볼 수 없고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국장은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관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들어 진화위에 채용됐습니다.

진화위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황 국장은 문자와 전화 등 10여 차례 연락에도 아무 답이 없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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