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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신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장


전공의 78명 중 74명 이탈

최근까지 겨우 2명 돌아와

전문의들, 주 70시간 근무

6회 야간 당직으로 ‘한계’


고난도 수술·치료 중에도

다른 응급상황 계속 발생

PA간호사들로 커버 못해


“수술을 하고 있는데, 제가 일주일 전에 수술했던 환자의 숨이 차다고 병실에서 연락이 와요. 수술 환자를 지혈하고 바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인데, 밖에는 의사가 없어요. 이런 상황을 전문의들이 계속 겪으면서, 신규 환자 진료 축소라는 결정까지 내리게 됐습니다.”

곽호신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장(신경외과 전문의·사진)은 10일 신규 환자 진료 축소 결정에 대해 “환자들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기존 환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라고 했다.

국립암센터는 전공의들이 현장에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높은 병상 가동률을 유지해왔는데, 다섯 달째 계속되는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업무 과부하를 버티지 못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월19~20일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현장을 이탈하면서 국립암센터 전공의 78명 중 74명이 현장을 떠났다. 최근에 2명이 돌아와 6명만이 근무하고 있다.

곽 위원장은 “PA(진료보조) 간호사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의사들이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어 다 커버할 수 없다”고 말했다. “PA 간호사들이 코줄이나 소변줄을 끼는 업무 같은 것은 해줄 수 있지만, 척수 천자(척수의 요추 부위에 바늘 삽입해 실시하는 진단 검사)라거나 동맥혈 채취 같은 일들은 할 수도 없고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런 기본적인 업무들을 해내기 위해서 전문의들은 다섯 달째 평균 주 70시간 근무, 6번 야간 당직이라는 업무량을 소화해왔다.

곽 위원장은 최근 들어서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는 정도를 넘어서 “‘이러다 우리 사고 치겠다’고 할 정도로 불안해져 진료 축소까지 공감대가 모아졌다”고 했다.

전문의들은 동시에 여러 환자를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는 “국립암센터에는 그냥 암검진하는 환자들이 아니라, 고난도 암수술이나 항암치료를 요하는 중증 환자가 온다”며 “매번 환자를 직접 보고 오더(처방)도 정밀하게 내려야 하는데, 이런 데서 실수를 할 것 같은 조짐이 느껴졌다”고 했다.

또 “간호사들에게 환자 가슴사진을 찍고, 수치를 측정해서 달라고 해도 직접 보지 않으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없다”며 “의사들은 전공의라도 청진 한 번 해보면 딱 알 수 있는 상황인데, 의사가 현장에 없다”고 했다.

곽 위원장은 “당직을 커버하기 위해서 당직 전담의를 채용하지만, 그분들이 항상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 역할을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환자를 살펴야 하는 외과 중환자실과 내과계는 지원자 자체가 부족하다. 신경외과의 경우 지난달까지 지원자가 없었고, 이달 들어 겨우 당직 전담의를 채용했다.

곽 위원장은 정부가 상황을 더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들을 복귀시키는 것이 가장 좋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9월에 수련을 재개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해도 필수의료과의 경우 10~30% 정도 조용히 수련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곽 위원장은 “정부에서 지원을 해줄 테니 부족한 전공의만큼 전문의를 충분히 채용하고, 정상진료를 유지하라는 식의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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